사회

셜록 박상규 기자 "양진호의 교수 폭행 사건 으스스하다"

김양균 입력 2018.11.01. 14:15 수정 2018.11.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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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단계는 법조 유착 비리.. 결정적 '히든카드' 있어 양진호 회장 못 버틸 것

“양진호씨의 교수 폭행은 무섭다. 일부 자료만 봐도 으스스하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대표기자의 말이다. <셜록>과 <뉴스타파>가 합심해 한국미래기술개발의 양진호 회장(47)의 전 직원 폭행과 갑질, 인권 침해를 보도한 이래 대중은 양 회장의 상식 밖 행태에 분노했다. 그리고 여론을 의식한 경찰은 광역수사대를 통해 양 회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여러 언론이 후속 취재에 뛰어들며 속속 베일에 가려있던 양 회장의 실체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자극적이다 못해 엽기적인 양 회장의 행태에 초점이 맞춰진 모양새다. 이 사건의 최종단계는 무엇일까? 이를 가늠하려면 최초 제보부터 보도에 이르기까지 중심적인 역할을 한 박상규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빠를 것이다.    

1일 박 기자로부터 언론 보도에는 알려지지 않은 생생한 취재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법조계와 정치계가 돈 많고 힘 있는 이들과 어떤 유착을 맺고 있는지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양 회장에 대한 스모킹건도 쥐고 있다고 했다.  

사진=박상규 기자 페이스북 갈무리

◇ 잔인한 폭행… 공포 질린 직원들은 침묵만

- 2015년 말 최초 제보를 접했다고 들었다.

제보자는 많은 자료를 갖고 있었다. 제보 내용과 증거를 보면, 오랫동안 준비를 한 것 같았다. 처음부터 내게 바로 온 것은 아니고, 타 매체 기자들을 두루 접촉했다고 하더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또라이’ 기자를 찾았는데 기자들이 날 추천했다고 말했다. 날 찾아온 이유 중에는 양진호 회장이 언론계와 가까운 것도 작용한 것 같았다. 제보자는 기존 매체들에 대해 다소의 경계심이 있었다. 자칫 제보한 정보가 양 회장에게 흘러들어갈 것을 우려했다. 당시 난 회사 소속이 아니라 더욱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당시 박상규 기자는 <오마이뉴스>를 관두고 변호사 등과 함께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 플랫폼을 통해 재심 3부작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 ‘반드시 취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가.  

양 회장의 모대학교수 폭행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이 사건은 으스스하다. 제보 자료의 일부만 봐도 무서움이 일 정도였다. 해당 교수는 회사 직원들이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제보자는 당시 그 광경을 지켜본 직원들 중 적어도 한 명은 신고를 할 줄 알았다고 했다. 폭행 피해자의 비명소리가 컸고, 적지 않은 시간동안 무차별 구타가 자행되었지만, 누구도 신고를 하지 못했다. 당시 해당 교수는 성남지청에서 고소했지만, 양 회장은 무혐의를 받았다. 고소인은 고등지검에 항고를 했고 고검은 재수사를 지시했음에도 수사는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다. 박병규 검사도 이 사건의 수사를 하다 마무리 짓지 않고 떠났다.

(박병규 검사는 지난 2014년 말 검사 직무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검사 적격심사에서 탈락해 퇴출됐다. 이를 두고 박 검사가 검찰 내부 문제를 고발했다가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 양 회장을 비호하는 이른바 ‘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 피해 교수를 만나보았나.

(앞서 말한) 폭행 피해 교수는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자살을 시도하려고도 했다고 알고 있다. 제보자는 이 교수가 사회적 신분이 있는 만큼, 이른바 ‘동네 양아치’에게 두들겨 맞은 것이 보도되면 모멸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교수가 취재 및 보도 허락을 하지 않으면 제보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난 피해 교수를 3번 만나 설득했다. 그리고 허락을 받아냈다.   

- 현재 양 회장은 취재진을 피하고 있다. 

그의 동향은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 (일부 언론보도로 나온) 양 회장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그는 늘 그런 식이었다. 

- 지난 2년간 양 회장을 주변을 탐문하며 그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있을 것 같다.

유년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었고 학력 콤플렉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 성공 후 ‘세상을 향해 나를 봐라’고 외치는 듯 한 굉장한 과시욕이 있었다. 그가 속해있던 웹하드 업계에서도 그는 항상 거들먹거리고 으스댔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저 사람은 왜 항상 건들거리고 튀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했다고 내게 귀띔해주기도 했다.

 - 2년여의 취재 기간 동안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법조계 비리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의 법조계가 힘과 돈을 가진 이들에게 얼마나 관대한지, 그리고 법조·정계와 유착된 네트워킹, 불법 동영상 카르텔 의혹에도 무게를 두고 취재를 진행했다. 우리는 ‘히든카드’를 쥐고 있다. 장담컨대 이것으로 인해 양 회장은 결국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빼박’(빼도 박도 못한다는 뜻의 은어)이다. 그는 구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현재 양 회장에 대한 일명 ‘웹하드 카르텔’ 수사 등이 보도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까.  

경찰은 그를 잡지 못할 것이다. 일단 경찰은 이 세계를 잘 알지 못한다. 추후 법조계 비리 수사까지 이뤄지면 검찰도 정치적으로 곤란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사진=진실탐사그룹 셜록 페이스북 갈무리

◇ 중소기업 갑질이 대수냐며 문전박대

- 처음부터 <뉴스타파>와의 공조 취재를 염두에 뒀나. 

나도 기자인데, 왜 단독 보도를 하고 싶지 않았겠나. 제보자는 보도시 반드시 방송사가 함께 하길 원했다. 보도 결과가 ‘태풍’이 아닌 ‘미풍’에 그치면 되레 양 회장에게 당할 수 있다고 했다. 난 복수의 방송사, 시민사회단체와 접촉했다. 내부 제보자 보호 프로그램을 가동해줄 것도 요청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삼성도 아닌데”라며 난색을 표했다.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갑질 사건을 갖고 왜 그러냐는 반응이었다. 안타까웠다. 대기업에서 벌어진 갑질과 인권침해가 아니면 언론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말도 할 수 없는 것인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제호에서도 알 수 있듯 탐사 및 심층 보도에 특화된 언론이다. 구성원은 박 기자를 포함한 3명. 박 기자는 보안을 위해 구성원들의 손을 빌지 않고, 대부분 홀로 은밀히 취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보도를 받아쓰면서 상당수 언론은 <셜록>을 이름을 기사에서 누락시키곤 했다. 소규모 언론의 설움일 터. 장기간 탐사취재로 특종을 터뜨렸지만, 후원자 증가폭도 기대만큼 크지 않다. 박 기자는, 그러나 “규모보단 실력”이라며 “우린 기존 매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해낸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그는 말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아도 <셜록>은 우리사회에 큰 반향과 영향을 미치는 보도를 하고 있다.”

공익을 위한 진실 보도. 양진호 회장은 저돌적이고 끈질긴 집념으로 무장한 <셜록>과 맞서야한다. 금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무서울 것 없던 양 회장의 추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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