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문이 임진왜란 경험 쓴 쇄미록은 기록정신 산물"

2018. 11. 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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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에 있는 쇄미록(보물 제1096호)은 난중일기, 징비록과 함께 임진왜란 전황과 16세기 후반 조선 사회상을 잘 알려주는 사료로 꼽힌다.

쇄미록 저자 오희문(1539∼1613)은 학문은 뛰어났으나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사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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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진주박물관, 번역서 발간 앞두고 학술심포지엄
쇄미록. [문화재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에 있는 쇄미록(보물 제1096호)은 난중일기, 징비록과 함께 임진왜란 전황과 16세기 후반 조선 사회상을 잘 알려주는 사료로 꼽힌다.

쇄미록 저자 오희문(1539∼1613)은 학문은 뛰어났으나 과거에 급제하지 못한 사대부였다. 그는 임진년 이전인 신미년, 즉 1591년 11월 27일 한양을 떠나 경기도 용인에 사는 처남 서당에서 머문 이야기를 시작으로 1601년 2월까지 9년 3개월간 일기를 썼다.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남도로 발걸음을 옮긴 오희문은 또 다른 처남이 수령으로 있는 전라도 장수현에 갔다가 1592년 2월 충청도 영동과 황간에서 외가 친척을 만나고 다시 장수로 돌아온다.

이어 그해 3월에 다시 길을 떠나 전라도 각지를 두루 순례하고 4월 13일 장수에 도착한다. 그런데 며칠 뒤부터 왜선 수백 척이 부산에 나타났다는 소문이 돌았고, 오희문은 각종 풍문과 문서를 글로 남기는 작업에 돌입했다.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국립진주박물관이 8권으로 구성된 쇄미록 번역서 출간을 앞두고 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여는 학술심포지엄에서 오희문이 1592년 7월 이전에 회고록 형식으로 쓴 부분을 분석한 뒤 쇄미록은 투철한 기록정신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

1일 공개된 발표문에서 전 교수는 "오희문은 당시 왜적이 장수 인근 고을을 침략하고 노모와 처자의 생사를 모르는 상황에서도 각종 문서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소문의 전달자, 문서 작성일시와 작성자를 빼놓지 않고 기록했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오희문은 왜군 침략과 방어 실패, 국왕 피난과 한양 함락, 조선군의 전투 의지 부족과 잇단 작전 실패, 관군 도망과 민심 이반, 의병 활동, 왜적의 부녀 겁탈, 장수현 주변 전황에 대한 소문을 모두 일기에 적었다.

아울러 장수현 수령인 처남과 교분을 통해 세자 책봉 교서, 사면 교서, 전 동래부사 고경명 격문, 광주목사 권율 격문, 고부·영동·전주·안음 유생 통문, 곽재우 편지 같은 다양한 문서도 필사했다.

전 교수는 "오희문은 여러 소문 중에서도 사건을 직접 보고 들은 사람의 전언을 믿었고, 지인이 알려주는 정보는 신뢰했다"며 "장수현에 전달된 문서의 사실 여부도 검증을 통해 확인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희문이 남긴 문서 중에는 선조실록이나 다른 사서에 나오지 않는 글이 적지 않다"며 "그가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임진왜란 때 국왕의 생각이나 조정의 정책은 물론 민심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평론아카데미가 출간하는 쇄미록은 역주본 6권과 원문 2권으로 구성된다. 여러 판본을 대조해 정확한 원문을 복원하는 교감(校勘)과 원문에 문장부호를 표시하는 표점(標點) 작업은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가 맡았다.

최영창 관장은 "쇄미록 번역서 간행은 박물관이 추진하는 임진왜란 자료 국역사업의 첫 성과물"이라며 "쇄미록은 전쟁 기록은 물론 사노비, 음식 문화, 상업 행위, 의약 등 조선 중기 사회경제사와 생활사 내용이 풍부한 자료의 보고"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기록을 철저하게 검증해 임진왜란 당시 제도와 민중의 삶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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