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남북 적대행위 중단 첫날..포 막은 南, 포문 열린 北
육안으로 확인한 북 4개 포대 중
포문 1개 닫혔고 2개는 안 보여
남측은 해안포 포문 모두 폐쇄
해병대, 비사격훈련·경계 강화
이날 연평도 해병대 관측소(OP)에서 본 북녘 땅에는 그의 우려처럼 여전히 해안포 하나가 열려 있었다. OP 기준 북측 12시 방향으로 12㎞ 떨어진 개머리 지역 해안포다. 이 지역 4개 포대 중 육안으로 포문이 폐쇄된 것은 1개였다. 나머지 2개는 수풀에 가려져 있고 1개는 열려 있었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뿐 아니라 백령도 등 우리가 확인 가능한 북측 동·서해 해안포에 대해 모두 포문 폐쇄를 확인했지만 해당 포문 1개소는 계속 개방돼 있다”며 “지난달 25일부터 열려 있더니 0시 이후에도 개방된 포문 쪽에서 병력 활동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 당국이 북한에 이에 관련된 통지문을 보냈다”며 “상부에 보고해서 조치하겠다는 북측 회신이 왔다”고 말했다.
남측의 경우 연평도 포문 폐쇄가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군은 밝혔다. 상시 열려 있던 10개의 해안포 포문을 닫았고, 해군 고속정의 40㎜ 함포에는 흰색 덮개를 씌웠다.
단 해병대 측은 포사격 훈련 대신 비사격 훈련(사격절차 숙달훈련)을 철저하게 실시해 대비 태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평도의 해병대 중대는 K-9 자주포의 훈련용 탄약과 모의장약 등을 통해 매일 4차례 이 같은 훈련을 진행 중이다. 이날도 연평도 전방 3㎞에서 물기둥이 관측됐다는 가정 하에 비사격 훈련이 이뤄졌다. 적 도발시 상황 접수부터 사격까지 5분 이내로 끝내는 게 목표다. 사이렌 소리와 함께 “실상황! 사격대비태세 A형 상향 전투배치!”라는 구호가 나오자 포반장-사수-부사수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포대원 조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해병대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의 교훈으로 조건반사로 행동할 수 있게 교육훈련을 진행한다”며 “해상 훈련 대신 실시되는 육지 훈련에서는 모든 탄이 10㎜ 이내로 명중했다”고 말했다. 이는 관측한 곳에서 10㎜ 오차에 떨어졌다는 수치로, 실제로는 목표의 50m 내 탄착했다는 의미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도 이날 연평도를 찾아 군사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박 의장은 “군사대비 태세를 확고히 유지하면서 9·19 합의 사안들을 군이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잘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적대행위 중지와 관련 “남북 간 수차례 교전이 발생한 서해 완충 구역에서 양측이 함포와 해안포의 포구·포신에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을 폐쇄함으로써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현저히 낮춘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근평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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