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왜 위기에 몰렸나] 1. 현대차, '최악의 실적' 충격

신윤철 기자 2018. 11. 3. 09:48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

▶<신현상 / 진행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완성차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가 지난 3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환율과 제품 리스크로 주력시장인 해외에서 고전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요.

실적 악화 원인과 4분기 시장 전망부터 해보겠습니다.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지난 3분기 경영 실적 관련 영상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3천억 원을 밑돌았습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된 이후 사상 최저치입니다.

에어백 문제로 미국에서 이뤄진 리콜과 신흥국 통화가치 약세로 한꺼번에 비용이 발생한 것이 주요인으로 손꼽힙니다.

[이현섭 / 현대자동차 홍보실 부장 : 고객 예방 안전 품질 활동 등 일시적인 비용이 더해져 영업이익은 감소됐지만 매출을 견고히 유지했고….]

문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입니다.

2013년 한 자릿수를 기록한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매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김수욱 /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가격 경쟁력과 제품 경쟁력이 어제 오늘 이렇게 떨어진 게 아니고요. 이미 오랫동안 내재해있던 문제들이 사실은 결과에 반영이 된 것이고, 더 암울한 것은 앞으로 단기적인 처방을 통해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죠. ]

여기에 시장 환경도 어렵습니다.

미중간 무역갈등과 신흥국의 금융 불안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현대차는 내년에 미국 시장에 SUV 등 신차를 내놓고 정면 승부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입니다.
---------------------------------------------------
▶<신현상 / 진행자>
보신 것처럼 해외시장에서 고전하던 현대차가 올해는 환율에 발목이 잡혔는데요.

신윤철 기자, 환율로 인한 타격, 어느 정도 였습니까?

▷<신윤철 / 기자>
네,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환율 악재도 실적 부진의 직격탄이 됐습니다.
 
먼저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자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을 집중 공략했는데요.

올해 3분기 글로벌 생산물량에서 신흥국 비중은 30%가 넘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신흥국들의 실물경제 악화와 정치 불안 등으로 환율이 지난해 3분기보다 10~30%가량 하락하면서 현대차 영업 손실액은 19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또, 주력시장인 미국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3분기보다 1% 가량 떨어졌지만 전체 수출 물량이 많기 때문에 영업 손실액은 60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런 환율  하락도 한몫을 하면서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률은 1.2%, 다시 말해 100원 팔아서 1원 정도 남긴 헛장사를 한 셈이죠.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기아차는 3분기 실적 어떻게 나왔나요?

▷<신윤철 / 기자>
네, 기아자동차는 3분기 영업 실적이 1173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 했습니다.
     
그런데 영업을 잘해서가 아니라 일종의 착시 현상인데요. 

지난해 통상임금 1심 패소로 8640억원의 영업비용을 3분기 영업손익에 반영을 했습니다.
  
이런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3200억원 가량 줄었는데요.

기아차 역시 환율 리스크 등으로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0.8%에 불과합니다.

▶<신현상 / 진행자>
정말 심각 한데요.

황인표 기자. (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 환율 리스크 말고도 현대차의 부진이 예전부터 계속돼 왔단 말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특히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왜 그런 건가요?

▷<황인표 / 기자>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요,

2016년 8.1%에서 2017년 7.4%까지 떨어졌고 올해 3분기까지는 7.5%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 사이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점유율은 모두 상승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 중 한 곳이 미국인데 일본의 엔저정책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렸기 때문입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경우 경쟁브랜드인 토요타 렉서스에 비해 저렴하지 않고요.

쏘나타의 판매 가격이 일본 경쟁차인 캠리보다 비싼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토요타에 비해 품질이나 브랜드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도 않고 있습니다.

또, 미국 시장에서는 SUV와 픽업트럭이 인긴데 세단을 주력모델로 내세운 것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현지(미국)에 맞는 최고 인기(차종이) 요새 SUV거든요. 대형 SUV의 경우, 차가 있으면 팔만한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이 적재적소에 투입이 안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시장의 트랜드를 따라 잡지 못한 점도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품질로 만회를 하면 되는데요.

현대차,  올해 미국 신차 품질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요?

▷<황인표 / 기자>
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J.D.Power)가 지난 7월, 발표한 신차 품질조사에서 제네시스 1위,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3위를 기록했습니다.

국산차 3개 브랜드가 1,2,3위를 석권한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포브스는 "이제는 도요타, BMW가 최소한 차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배워야 할 게 생겼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올해 3분기, 품질 때문에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리가 나오는 건 왜 그런 겁니까?

▷<황인표 / 기자>
네...이런 순위가 판매량 증가로 연결되지 않아 여전히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얘기죠.

품질 리스크로 대대적인 리콜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는데요.
        
2016년, 미국 소비자들은 세타2엔진이 탑재된 YF쏘나타차량이 시동이 꺼지고, 심한 소음이 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대차는 뒤늦게 고객 88만명에게 3조원대의 수리비를 보상해주기로 하는 등 리콜에 나섰고요. 

기아차까지 합치면 세타2엔진 결함과 관련된 리콜 건수는 199만대나 됩니다.
 
최근에는 에어백 결함이 발견돼 현대차와 기아차가 모두 108만대를 리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미국 교통당국의 조사 결과 문제가 된 에어백이 장착된 차량 충돌 사고 6건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에 이번 달 중순, 미국 의회 청문회에도 나가야 합니다.

기아차 쏘울 차량 엔진 화재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결함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현대차는 또 다른 주력시장인 중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요.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황인표 / 기자>
네...중국인들이 “미국 차 싫다. 대신 다른 나라 차를 사겠다.”고 나서면서 반사이익을 본 건데요.
       
지난 6월 기준으로 중국 내 미국 자동차 판매가 23%나 떨어진 반면 현대·기아차 판매는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6월 중국 판매 승용차 187만대 중 GM과 포드 등 미국계 브랜드의 판매량은 18만대에 그쳤고 한국계 승용차는 11만4천대가 팔렸습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크기의 차를 반값으로 팔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고 품질도 빠르게 개선되는 등 갈수록 현대기아차와의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습니다. 

▶<신현상 / 진행자>
그렇군요.

이런 가운데 주력시장인 미국에서의 4분기 실적 전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먼저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데, 어떤 근거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하네요?

▷<신윤철 / 기자>
4분기에 리콜 관련 추가 비용이 없고 영업일수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1조 원대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인데요.

또,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부진한데도 3분기 16만7천대를 팔아 지난해 3분기 보다 판매량이 소폭(0.8%) 늘어났습니다.

미국에서 인기가 좋은 SUV모델인 싼타페의 신형 모델 판매가 시작된다는 점도 호재입니다.
 
▶<신현상 / 진행자>
반면 미국시장에서 여전히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견해도 있죠?

▷<황인표 / 기자>
네, 환율 불안과 신차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그리고 품질 관리 부실에 따른 리콜 불확실성 등 품질 이슈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또, 독일과 일본 경쟁사들 역시 대규모로 미국에 SUV 중심의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현대기아차가 얼마나 선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항구 / 산업연구원 박사 :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픽업트럭과 대형 SUV 시장 점유율이 약 70%에 달하고 세단형은 30% 이하의 점유율을 갖고 있습니다. 세단형 중심의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은 전략 차종 부족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www.SBSCNBC.co.kr )

☞ SBSCNBC 공식 [페이스북][트위터][모바일 앱] 바로가기

Copyright © SBS Bi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