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최초 96단 4D 낸드 개발 완료..성능·생산성↑
SK하이닉스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96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3차원(3D) 제품과 차별화되는 성능과 생산성을 구현한단 점에서 '96단 4D 낸드플래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차지 트랩 플래시(CTF)' 기반 96단 512Gb(기가비트) 트리플레벨셀(TLC)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 연내 초도 양산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512Gb 낸드는 칩 하나로 64GB(기가바이트, 1바이트=8비트)의 고용량 저장장치 구현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기존에 일부 업체가 '플로팅 게이트' 셀 구조에 페리 언더 셀(PUC) 구조를 결합한 방식과 달리 이 제품은 최초로 CTF 셀 구조와 PUC 기술을 결합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생산성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CTF 기술은 셀간 간섭을 최소화해 성능과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한다. PUC 기술은 주변부(Peri)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한다. 아파트 옥외주차장을 지하주차장으로 구조 변경해 공간효율을 극대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지난 9월 도시바는 96단 3D 낸드 양산을 시작했지만 PUC 기술을 도입하진 않았다.
이 제품은 기존의 72단 512Gb 3D 낸드보다 칩 크기는 30% 이상 줄었고 웨이퍼 당 비트 생산은 1.5배 늘었다. 또 한 칩 내부에 플레인을 4개 배치해 동시 처리 가능한 데이터를 업계 최고 수준인 64KB(킬로바이트)로 2배 늘렸다. 기존 3D 대비 4D 낸드의 장점인 작은 칩 크기를 활용해 스마트폰용 모바일 패키지에 탑재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이 제품은 기존 256Gb 3D 낸드 2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어 원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쓰기와 읽기 성능은 기존 72단 제품보다 각각 30%, 25% 향상됐다.
또 다중게이트 절연막 구조와 새로운 설계기술을 도입해 정보입출구(I/O) 당 데이터 전송 속도를 1200Mbps까지 높이고, 동작전압은 1.2V로 낮춰 전력 효율을 기존 72단 대비 150% 개선했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통해 4D 낸드 기반의 차세대 낸드플래시 솔루션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96단 512Gb 4D 낸드로 자체 개발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한 최대 1TB(테라바이트) 용량의 소비자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고객의 인증을 마치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72단 기반 기업용 SSD도 내년에 96단으로 전환해 기업용 SSD 사업 및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차세대 스마트폰에 채용할 예정인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3.0 제품도 자체 컨트롤러와 펌웨어를 탑재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등 차세대 모바일 솔루션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현재 모바일 시장의 주력인 256Gb 낸드 기반 제품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된 성능과 개선된 전력 효율로 향후 5G(5세대)를 포함한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고성능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96단 4D 낸드 기반의 1Tb TLC와 1Tb 쿼드레벨셀(QLC) 제품도 내년 중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커스(TrendFocus)에 따르면 SK하이닉스 SSD 시장점유율(수량 기준)은 지난해 2분기 5.6%에서 올해 2분기 9.9%로 높아졌다. 기업용 SSD가 올해 3분기부터 본격 출시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SSD 시장점유율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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