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공범이다"..양진호 '리벤지 포르노' 누가 봤나

한승곤 2018. 11. 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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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전직 직원을 폭행하고, 부인과의 외도를 의심해 교수를 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가래침을 먹이고 소위 맷값으로 200만 원을 건네는 등 충격적인 갑질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양 씨 재산 형성에 기여한 소비자들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 씨가 운영하던 ‘위디스크’ 등에는 ‘리벤지 포르노’ 영상도 유통됐는데, 이를 소비했기 때문에 양 씨가 천문학적인 재산을 형성할 수 있었고 결국 무소불위 양 씨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불법 촬영물(몰카), 리벤지 포르노, 음란물을 본 사람들 모두 사실상 공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양 씨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백 원 이백 원으로 몇십억 만들어 내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한국 남자들이 저 영상을 사서 봤다는 말일까,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양진호만 쓰레기 취급하는 뻔뻔한 남자들 진짜 졸렬하다”라고 비난했다.

◆ 양 씨 ‘음란물 카르텔’ 의혹…‘리벤지 포르노’ 보는 사람들 없으면 운영 어려워

위디스크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인터넷서비스는 지난 2003년 10월 설립된 디지털 콘텐츠 중개업·통신판매·부가통신사업·부동산임대업 등을 중개하는 직원 수 56명의 작은 회사다.

이지원인터넷의 지난해 매출은 210억 원, 영업이익은 53억 원, 순이익 63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파일노리 운영사인 선한아이디의 경우 직원 수 14명 정도의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159억, 영업이익 98억 원, 순이익 80억 원을 넘어섰다. 수익의 절반 이상을 순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두 회사의 최근 5년간의 누적 매출액을 보면 1600억 원, 순이익도 530억 원에 달한다. 그 기간 동안 양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인터넷기술원이 두 회사로부터 받은 현금배당액만 총 315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전직 직원 강모씨를 향해 폭언 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란물 카르텔’ 의혹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웹하드 등록제’를 시행하며 음란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필터링 프로그램 사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 이 필터링 업체 역시 웹하드와 짜고 필터링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필터링 업체인 ㈜뮤레카는 양 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뮤레카는 위디스크 뿐 아니라 상당수의 웹하드 업체들이 이용하고 있는 필터링 업체다.

여기에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는 리벤지 포르노 영상이 유통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었다.

하지만 불법적인 영상물 삭제를 통해 이익을 얻는 디지털장의업체 역시 양 씨가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음란물 유통 통로 위디스크, △이런 음란물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 △영상을 삭제하는 디지털장의사 업체까지 모두 양 씨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양 씨는 ‘음란물 카르텔’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음란물 카르텔’은 불법 음란물을 무차별로 올리는 ‘헤비 업로더’가 없으면 유지될 수 없다.

이들은 몰카 영상은 물론 리벤지 포르노 영상까지 무차별로 업로드한다. 수익은 이렇게 올라온 영상이 다운로드될 때 발생한다. 종합하면 리벤지 포르노 공급자, 이를 소비하는 수급자가 있어 위디스크 등 양 씨 기업이 운영 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 “음란 영상을 본 너희도 공범자다”…단속 심해지자 한국 여성 → 중국 여성 등 외국인 등장하는 영상 나와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음란 영상을 본 너희들도 공범자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음란물 카르텔’ 수익 구조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 회장이 소유한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총 매출액은 1,100억 원에 이르고, 영업 이익률은 60%나 된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건 저작권료가 필요 없는 성인물이나 불법 동영상을 틀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음란물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와 웹하드 업체, 심지어 디지털 장의사라고 하는 업체까지 서로 카르텔을 형성해서 이익을 나누고 있다”며 “헤비 업로더를 직접 직원으로 고용한 뒤, 자체적으로 업로드를 하고 수익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웹하드 업체 같은 경우 성범죄 동영상을 자체 제작을 해서 유통시킨다는 제보도 들어온다”며 “양 회장이 소유한 위디스크에서 중국 여성의 피해 촬영물이 일본어 자막을 달고 유통되고 있는 것을 수십 건 채증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씨가 콘텐츠 공급업체 4, 5곳과 계약을 맺고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음란물을 대거 유통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웹하드 수익을 양 씨와 나누는 방식으로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인이 등장하는 불법촬영 ‘몰카’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이 업체들은 중국 여성 등 외국인이 등장하는 몰카 등을 집중적으로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사실상 양 씨 소유인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 씨가 받는 혐의는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최소 5가지다. 경찰은 양 씨의 추가 범행이 있는지도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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