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곱창전골, 마무리로 이게 빠지면 섭섭

조찬현 2018. 11. 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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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질수록 날씨가 추워질수록 곱창전골의 맛은 더욱 더 새롭게 다가온다.

끓이면 끓일수록 깊어지는 곱창전골의 육수처럼.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곱창전골은 주당들의 술안주나 한 끼니 식사로도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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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손질해 잡내 없는 여수의 혼합곱창

[오마이뉴스 조찬현 기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여낸 뜨끈뜨끈한 곱창전골은 찬바람 부는 차가운 날씨에 제격이다.
ⓒ 조찬현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곱창전골이다. 뜨끈뜨끈한 곱창전골은 찬바람 부는 날씨에 제격이다. 한잔 술에 자작한 국물의 곱창전골 한입이면 추위 따위는 오간데 없다. 이 가을, 좋은 사람과 함께 곱창전골에 술 한 잔 진하게 나눠보면 어떨까.

밀가루에 빠닥빠닥 두 번을 손질한 곱창이다. 그래서 잡내가 전혀 없다. 한번 삶아낸 곱창과 양념장에 갖은 시금치와 콩나물, 부추, 팽이버섯을 넣었다. 당면도 듬뿍 넣었다. 보글보글 곱창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바꾸고 식재료를 골고루 잘 섞어준다. 곱창전골에 사용하는 채소는 여름에는 깻잎, 가을과 겨울철에는 시금치, 봄에는 냉이가 썩 잘 어울린다.

소곱창과 돼지곱창 새끼보 등이 한데 어우러진 혼합곱창이다. 야들야들한 돼지 새끼보와 소와 돼지곱창이 쫄깃하고 맛깔지다. 국물은 소 잡뼈를 푹 고아낸 육수를 사용해 그 맛이 깊고 풍부하다.
 
  소곱창과 돼지곱창 새끼보 등이 한데 어우러진 혼합곱창이다.
ⓒ 조찬현
 
전골요리인 곱창전골은 곱창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무엇보다 꼼꼼한 손질이 중요하다. 또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숙달된 조리기술과 좋은 식재료가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곱창은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구이로 먹어도 좋지만 찬바람 부는 이 계절에는 전골이 더 잘 어울린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날씨가 추워질수록 곱창전골의 맛은 더욱 더 새롭게 다가온다. 끓이면 끓일수록 깊어지는 곱창전골의 육수처럼.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곱창전골은 주당들의 술안주나 한 끼니 식사로도 좋은 음식이다. 먹을수록 끌림이 강하다. 이렇듯 곱창전골은 고기와는 또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혼합곱창에 소주 한 병이요" 이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점심끼니가 아니던가, 옛 속담에 낮술에 취하면 '제 부모도 못 알아본다'고 하지 않던가. 신진대사가 활발한 낮에는 밤에 마시는 술에 비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쉽게 올라 빨리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안주나 한 끼니 식사에 좋은 음식인 곱창전골은 먹을수록 끌림이 강하다.
ⓒ 조찬현
   
 곱창전골은 끓이면 끓일수록 그 맛이 깊어진다.
ⓒ 조찬현
 
주인아주머니(61.조예숙)의 깔끔한 성격이 음식에서 고스란히 묻어난다. 음식에 대한 열정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곱창을 손질해 밀가루로 씻어 삶아요. 삶아서 또 한 번 밀가루에 씻어내요. 소 잡뼈를 고아가지고 국물을 만들어요."

여수 덕양 곱창전골의 원조인 이 식당은 60년 전통을 자랑한다. 어머니에 이어 딸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그 세월을 반증이라도 하듯 건물도 요즘 스타일과는 다소 먼 옛날식이다. 곱창전골은 한소끔 끓어오르면 앞 접시에 담아 먹는다. 한번 이 맛에 빠져들면 배부름도 잊은 채 자꾸만 먹게 된다.

국물이 자작하게 남아있을 무렵 비빔밥을 시켜 볶아먹는다. 갖가지 반찬에 김가루 올려 곱창전골 국물에 볶아낸 볶음밥, 이거 안 먹으면 후회하게 된다. 냄비 바닥이 다 드러나는 순간까지 박박 긁어먹게 만든다. 미식가들을 이 집으로 자꾸만 불러들이는 이 집의 숨은 조력자는 아마도 이 볶음밥이 아닐까.
 
 곱창전골에 볶아낸 복음밥이다. 냄비 바닥이 다 드러나는 순간까지 박박 긁어먹게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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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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