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국민일보

[사설] 미세먼지에 높아진 한국인의 환경 감수성

입력 2018.11.07. 04:01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환경부는 내년 6월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영향이 이어지겠다고 경고했다.

제일 우려되는 환경 문제로 미세먼지를 꼽은 응답자는 무려 82.5%나 된다.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불안감은 방사능 유해화학물질 기후변화 등 모든 환경 이슈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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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위한 세금·부담금 기꺼이 내겠다는 여론 50% 넘어.. 더 과감한 정책으로 국민 눈높이 맞춰야"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벌써 나흘이 지났다. 서울과 경기에 6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전북과 충청 역시 잿빛 하늘에 갇혔다. 1주일 전과 비교해 최대 5배까지 짙어진 전국의 먼지는 대기 정체와 중국발 스모그의 합작품이다. 바람이 불지 않아 국내 미세먼지가 쌓이는데 중국 미세먼지마저 대거 유입됐다. 8일 비가 내리면 씻긴다지만 일시적일 것이다. 환경부는 내년 6월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영향이 이어지겠다고 경고했다. 한반도는 남동풍이 부는 6월 중순∼10월 중순의 넉 달을 제외하면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땅이 됐다. 대기오염은 환경 재해 가운데 체감도가 가장 높다. 1년 중 3분의 2를 탁한 공기 속에서 살게 된 일상은 한국인의 생각을 바꿔놓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사회조사 결과에 그것이 담겨 있다.

조사 대상 3만9000명 중 3분의 1 이상은 5년 전보다 환경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는데, 그들이 가장 나빠졌다고 여기는 건 대기환경이었다. 제일 우려되는 환경 문제로 미세먼지를 꼽은 응답자는 무려 82.5%나 된다.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불안감은 방사능 유해화학물질 기후변화 등 모든 환경 이슈를 압도했다. 눈길을 끈 것은 환경보호를 위한 비용 부담 의향을 묻는 항목이었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금이나 부담금을 내는 것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50.1%를 기록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줄곧 30%대에 머물던 것이 2년 만에 급등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높았고 특히 30, 40대는 절반 이상이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는 미세먼지가 몰고 온 유일하게 긍정적인 효과로 봐도 좋다. 높은 체감도의 환경 재해는 불안감을 키웠고, 사람들은 불안한 만큼 환경에 예민해졌다. 부쩍 높아진 환경 감수성은 환경정책의 입안과 집행에 매우 유리한 여건이 된다. 국민을 설득해야 가능했던 많은 정책을 여론에 힘입어 펼 수 있게 됐다. 최근 일회용 컵을 줄이는 정책이 비교적 순조롭게 정착돼 가는 현상도 이를 말해주고 있다.

환경 당국은 더 과감한 정책을 개발하고 더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모습은 이런 추진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미세먼지 대책을 지휘하는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1년 사이 세 차례나 교체됐고 9월에 발표한다던 종합대책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국민의 환경 감수성은 계속 높아지는데 정책이 그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이제 끝내야 한다. 노후한 석탄발전소나 경유차를 겨냥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의 패러다임이 바뀔 만한 파격적 구상을 내놓아보라. 환경 문제에서 국민의 인식은 당국자의 생각보다 더 높은 곳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곧 발표할 예정인 미세먼지 종합대책에 그런 것이 담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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