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남간호사' 어제는 괜찮던 그 표현이..

장병호 2018. 11. 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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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 배우가 "여배우는 여성 차별적인 표현"이란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남자 배우를 '남배우'라 하지 않으면서 여자 배우를 굳이 '여배우'라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저자는 그래서 언어가 줄다리기와 같다고 표현한다.

"어제까지의 생각을 담고 있는 언어 표현에 동의하지 못할 때, 우리는 기존의 표현을 상대로 줄다리기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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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줄다리기
신지영│304쪽│21세기북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년 전 한 배우가 “여배우는 여성 차별적인 표현”이란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남자 배우를 ‘남배우’라 하지 않으면서 여자 배우를 굳이 ‘여배우’라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언어학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문제제기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국어학자인 저자는 “언어는 자의성을 갖기 때문에 소리와 의미 사이에 필연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사회성을 갖기 때문에 언어공동체 안에서 만든 약속에 따라 소리와 의미 사이의 연관성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여배우’가 갖는 사회적 함의에 대해서도 충분히 토론할 수 있다.

우리말에 ‘남교사’는 없고 ‘여교사’만 있는 이유도 비슷하다. 저자는 ‘여교사’는 익숙하고 ‘남교사’가 낯선 이유에 대해 ‘교사는 보통 남자란 이데올로기’가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교사는 기본적으로 남성이어야 해서 남자 교사를 지칭하는 단어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는 ‘간호사’다. 간호사는 여성이란 고정관념이 ‘남간호사’를 만들었다.

저자는 그래서 언어가 줄다리기와 같다고 표현한다. “어제까지의 생각을 담고 있는 언어 표현에 동의하지 못할 때, 우리는 기존의 표현을 상대로 줄다리기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대통령·미망인, 미혼과 비혼, 청년과 젊은이 등 익숙한 표현에 숨은 흥미로운 담론을 통해 언어의 이면을 돌아보게 만든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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