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州에 143층 타워 짓는다는데..

김충령 기자 입력 2018. 11. 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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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0만 도시에 430m 마천루.. 대형 복합개발 추진에 찬반 논쟁

"인구도 일자리도 많지 않은 전주에 143층 높이의 타워는 말이 안 된다." vs. "관광객 유입 효과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다."

전은수 대표

인구 60여 만명의 전북 전주시에서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로 경기도권에서 사업을 벌이던 시행사인 자광건설이 전북도청사 바로 옆에 높이 430m(143층 규모)의 '익스트림타워' 복합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반대론은 "고층 건물이래 봐야 30~40층 아파트가 전부인 이곳에 서울의 롯데월드타워(123층·555m) 버금가는 높이의 건물을 짓겠다는 것도 놀라운데, 사업 주체인 시행사마저도 생소하다"고 한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전북권에 모처럼만에 찾아온 호재"라고 반긴다. 전북도청의 한 공무원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익스트림타워 얘기뿐"이라며 "말 그대로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했다.

설마 했는데… 땅값 1980억원 완납

자광건설이 익스트림타워 건립을 위해 매입한 부지 21만6000㎡(약 6만5000평)는 과거 대한방직의 공장 터다. 1970년대 방직공장이 문을 열 때만 해도 도심의 외곽이었던 이 부지는 2003년 서부 신시가지가 개발되며 전북도청·전북지방경찰청과 접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신도심 복판에 방치된 폐공장으로 인해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자광건설이 공시지가(약 1200억원)의 1.5배 높은 1980억원에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나섰다. 폐공장을 없애고 430m 높이의 타워, 20층 규모 관광호텔, 15층 유스호스텔, 3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9개 동, 그리고 대규모 쇼핑·상업시설을 짓겠다는 자광건설의 계획은 지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자광건설은 지난달 1980억원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완산구에 사는 김영훈(38)씨는 "처음엔 설마 했는데, 자광이 잔금까지 치르자 기대감이 커졌다"며 "골칫거리(폐공장)가 사라지고 복합 개발이 이뤄진다면 일대 주택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자수성가형 개발업자 전은수 대표, "빌딩 아닌 타워"

자광건설이 전주시 완산구 대한방직 부지에 지으려는 높이 430m '익스트림 타워' 조감도. 타워 상층부(위 사진)에는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들어선다. 자광건설은 이 타워 중심으로 주변에 20층 규모의 관광호텔, 15층 유스호스텔, 3000가구 규모의 아파트 9개 동, 그리고 대규모 쇼핑·상업시설까지 지을 계획이다. /자광건설

사업이 이뤄져도 아파트·상가 부분에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전은수(50) 자광건설 대표는 "익스트림타워는 빌딩이 아니라 중국 상하이의 동방명주와 같은 타워"라며 "(천문학적 건설비가 드는) 초고층 빌딩과 타워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상업시설·호텔 등은 준공한 뒤 판매할 예정이지만, 아파트는 분양할 것이기 때문에 실공사비는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전주에 본사를 둔 중견 건설업체 과장으로 근무하던 전 대표는 2006년 퇴직한 후 수도권에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2년 자광건설을 설립한 그는 '기흥역 롯데캐슬' 등 다양한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분양하며 수천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대표는 "한옥마을이 있는 전주는 연간 1100만명이 찾는 관광도시"라며 "세계적인 관광도시 중에 타워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자광건설은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전까지 준공한다는 목표다.

자광 "2023년까지 준공할 것"

작년 기준 자광건설의 자산 총액은 900억원 수준이고, 매출은 703억원이다. 이 때문에 한 건설업체 임원은 "대형 프로젝트를 내세워 공업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한 뒤, 이후 사업을 축소하거나 부지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그러나 전 대표는 "공개 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고, 인지도가 높은 시공사가 책임 시공을 하게 되면 이러한 우려는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자광건설은 공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며 발생하는 시세 차익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주시 측은 "자광건설이 제출한 개발계획안에 대해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각계 여론을 수렴한 뒤 용도변경·인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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