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끊이지 않는 '칼부림' 폭력..런던은 칼이 무섭다

박재용 2018. 11. 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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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수도 런던에서는 칼부림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월에도 런던이 뉴욕보다 살인 사건 수가 더 많았는데 칼부림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물론 사실과 다른 주장이었으나 런던의 칼부림 범죄가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됐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벤 브래드퍼드 교수는 "마약 시장에서의 영역 다툼이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폭력 선동, 지속적으로 가난에 시달리는 집단의 출현 등 이런 모든 것들이 극단적인 폭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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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수도 런던에서는 칼부림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런던 남부 털스 힐에서는 16살 소년이 칼에 찔려 숨졌다. 지난주에는 클래펌과 브롬리 등지에서 4명이 칼부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올해 들어 런던에서 살해당한 사람은 118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칼에 찔려 숨진 사람은 73명이나 된다.

총기 규제가 엄격한 영국에서는 총보다는 칼에 의한 강력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

영국 내무부 조사에 따르면 2107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칼에 의한 범죄가 40,147건 발생했다. 이전 1년보다 16% 증가했고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지난 2일 칼부림 살인 사건이 발생한 런던의 클래펌 사우스 지하철 역 주변


영국에서 칼부림 범죄는 최근 들어 만연된 현상은 아니다. 10여 년 전에도 커다란 사회 문제였다.

2008년 고든 브라운 당시 총리는 칼 소지 행위를 엄격히 금지했다. 만약 칼을 가지고 다니다가 적발될 경우 자동적으로 기소하고 형량도 배 이상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칼에 의한 범죄는 수그러지지 않았다.


지난 4월 영국 언론들은 런던에서의 살인 사건 수가 뉴욕보다 많았다는 통계 결과를 주요 기사로 다뤘다. 더타임스 등은 올 2월 한 달 동안 런던에서는 15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 반면 인구가 비슷한 뉴욕에서는 11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사에서 런던과 뉴욕의 살인 사건 수치가 역전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3월에도 런던이 뉴욕보다 살인 사건 수가 더 많았는데 칼부림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5월 4일 미국총기협회 연례 모임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런 사실을 염두에 뒀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미총기협회(NRA)에서 총기 소지 옹호 발언을 하면서 런던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총기 규제로 인해 범죄를 막지 못하기 때문에 런던 시내 주요 병원 바닥은 칼에 찔린 부상자들의 피로 흥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칼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땐 흉기로 찌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사실과 다른 주장이었으나 런던의 칼부림 범죄가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됐다.

사건 현장을 감식하는 런던 경찰


칼부림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당국은 검문검색 강화나 온라인에서의 칼 판매 금지 등 예방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별반 나아진 것이 없다.

이유는 런던에서 발생하는 칼부림 등 강력 범죄의 원인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벤 브래드퍼드 교수는 "마약 시장에서의 영역 다툼이나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폭력 선동, 지속적으로 가난에 시달리는 집단의 출현 등 이런 모든 것들이 극단적인 폭력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중에서도 마약 거래와 관련한 갱들의 다툼 증가는 눈여겨 볼만한 현상이다.

영국 내무부는 영국 내 마약 거래 시장 규모가 53억 파운드(약 7조 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이 마약 거래의 중심지가 되면서 마약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범죄 조직들 간의 다툼이 잦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칼을 이용한 강력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 현장에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꽃다발들


일부에서는 치안력의 약화도 강력 범죄가 늘어나는 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영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의 여파로 대대적인 긴축에 들어갔는데 경찰 예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0년 이후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경찰 예산은 20% 정도 감소했다. 당연히 인력 부족 등 치안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런던 시는 칼부림 범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도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지난 2월과 3월처럼 살인 사건 수가 뉴욕을 앞지르는 경우가 또 다시 발생한다면 정말로 런던의 이미지는 뉴욕처럼 바뀔 수 있다.

박재용기자 ( pjyre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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