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라는 언어로 읽어낸 삶·죽음·타자와의 관계

최현미 기자 2018. 11. 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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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 김상욱 경희대 교수가 '인문학적 느낌으로 물리에 대해 풀어낸' 책이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차갑고 어렵게 느껴지는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한다.

그의 '인문학적 물리 이야기'는 "우주의 본질을 보려면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려야 하기에 물리는 처음부터 인간을 배제한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는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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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물리학자 김상욱 경희대 교수가 ‘인문학적 느낌으로 물리에 대해 풀어낸’ 책이다. 그는 많은 이들에게 차갑고 어렵게 느껴지는 물리학이 인간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한다.

그의 ‘인문학적 물리 이야기’는 “우주의 본질을 보려면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려야 하기에 물리는 처음부터 인간을 배제한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는 우주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리현상인 ‘진동’을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우주의 떨림과 인간적 울림’으로 설명한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소리도 떨리고, 빛도 떨리고, 공기도 떨리고, 우리는 전자기장의 떨림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상은 볼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하다”며 “인간은 이 수많은 떨림에 울림으로 반응한다”고 했다. “세상을 떠난 친구의 사진은 심장을 울리고, 멋진 상대는 머릿속 사이렌을 울리고, 우리는 다른 이의 떨림에 울림으로 답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실험실의 과학, 수식의 과학에서 벗어나 가능한 인간의 삶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빛, 시공간, 원자, 전자부터 최소 작용의 원리, 카오스, 엔트로피, 양자역학, 단진동까지 물리의 핵심 개념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물리라는 언어를 통해 우리의 존재와 삶, 죽음, 타자와의 관계, 세계에 관한 생각에까지 접근해 간다. 예를 들어, 우리는 누구나 죽음에 대한 공포를 지니지만, 원자론의 입장에서 보면 죽음은 그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죽음이란 우리의 몸이 원자로 산산이 나눠져 또 다른 무엇인가의 일부분이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설명을 듣는다고 죽음에 대한 근원적 공포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죽음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또 뉴턴의 운동법칙에서 시작해 우주의 법칙을 이야기하다 우리 삶의 현재와 미래, 우연과 필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석판화, 알베르 카뮈의 소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테트 창의 SF ‘네 인생의 이야기’ 등 문학과 예술작품이 세계에 대한 물리학과 삶에 대한 인문학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가능한 한 과학적 용어를 피하고 일상어를 동원해 물리학 기본 개념들을 풀어낸 물리학 교양서로, 사이사이 과학을 주제로 한 문학적 에세이로도 읽힌다. 272쪽, 1만5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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