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량진 신시장 상인 절반 이전으로 일단락..수협 "구시장 강제철거 불가피"

박소정 기자 입력 2018.11.0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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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장 점포 258곳 중 127곳만 신시장 이전
남은 상인 "끝까지 투쟁" vs 수협 "단호하게 조치"

2년 8개월간 끌어온 노량진 수산시장 신시장 이전 문제가 수협의 ‘최후통첩’ 끝에 상인 절반이 신시장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남은 상인 절반은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고, 수협 측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구시장 상인과 수협의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구시장 상인들이 9일 오후 시장에 모여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구시장을 지키자”는 구호를 외치며 수협 측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박소정 기자

9일 수협에 따르면 신시장 입주 신청 마감일인 이날 오후 5시까지 구시장 점포 258곳 중 127곳(49%)이 이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131곳(51%)은 농성을 이어간다.

상인 절반가량이 신시장에 입주하기로 의사를 바꿨지만, 남은 구시장 상인들은 동요하지 않고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했다. 입주 신청서 제출 기한이 지난 이날 오후 7시쯤 구시장 상인들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모여 ‘단결투쟁’ ‘생존권 쟁취’라고 적힌 붉은색 조끼를 입고 평소처럼 "구시장을 지키자! 지키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공동위원장은 "단전·단수 이후 상인들이 심적으로 위압감을 크게 받은 것 같다"면서도 "그간 두려움과 불편함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투쟁한 만큼,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구시장에서 20여년 장사한 전모(60)씨는 "구청이나 지역구 국회의원, 해양수산부 모두 우리 말을 안 들어주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나설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수협 측은 미입주한 구시장 상인들에게 더 이상 입주기회를 주지 않고, 구시장을 철거할 예정이다.

수협 관계자는 "오는 17일까지 127곳 점포 상인들이 신시장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이주·업무 지원 절차를 밟고, 이후 시장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구시장 일부를 존치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노량진시장 현대화사업은 구시장 사용이 더는 불가하다는 이유로 추진됐기 때문에 성립 불가능하다"고 했다.

수협이 구(舊) 노량진수산시장에 단전·단수 조치를 취한지 닷새째인 9일 구시장 상인들이 촛불을 켠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소정 기자

노량진수산시장 내홍은 2년 8개월여 동안 지속됐다. 수협은 2004년부터 노량진시장 현대화사업을 추진, 2016년 3월 신시장을 열었다. 기존 654곳 점포 중 281곳은 "영업장 면적은 좁아지는데 임대료만 비싸진다"며 신시장 이전을 거부했다.

수협은 구시장 상인을 상대로 "점포를 비우라"는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 8월 구시장 상인들이 무단 점유를 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수협은 대법원 승소 판결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 23일까지 4차례 강제 철거를 시도했지만, 구시장 상인 반발로 무산됐다.

결국 수협은 지난 5일 구시장 단전·단수를 단행하고 "9일까지만 신시장 입주 기회를 주겠다"고 구시장 상인들에게 최후통첩했다. 구시장 상인들은 닷새째 농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