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앵커의 눈] 고시원으로 내몰린 '중장년 주거 취약층'

오대성 입력 2018.11.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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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9일) 사상자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었습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37만 명이 주택이 아닌 곳, 그러니깐 고시원 등에 대부분 혼자 사는 걸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63%가 40대 이상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있다는 건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얘기겠죠,

실제로 절반 이상은 월평균 소득이 200만 원도 채 안 됩니다.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이 난 곳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고시원, 10여 년 전 지어진 이곳이 67살 김 모 씨의 거처입니다.

공사장 일을 하다 다친 뒤 지금은 종일 이곳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노령연금 20만 원으로 방값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 곤궁한 생활, 다른 방엔 누가 사는지 모릅니다.

[고시원 거주자/음성변조 : "밖에서 담배 안 피우는 사람들은 교류가 없어요. 그냥 서로 말도 안 하고 그러는데요. ((위급할 때) 고시원 안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분 있어요?) 여기서는 없어요. 여기서는 아예."]

화재 소식이 더 불안하게 느껴졌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프링클러가 있는 줄 알았더니 없네, 이거 얘기를 해야 되겠네."]

인근의 또 다른 고시원, 좁은 통로를 따라가니 한 사람 겨우 누울 공간에서 80대 어르신이 5년째 살고 있습니다.

[고시원 거주/음성변조 : "침대가 있는데, 침대가 오히려 불편해. 지금 내 나이가 85인데 일을 지금 더 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

그나마 이곳은 화재에 대비한 스프링클러 설치 공사가 한창입니다.

전국 만 천여 개의 고시원에 사는 가구 수만 15만.

전체 고시원의 80%는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주거 취약 계층이 늘어나는 것을 반영하듯 고시원은 7년 새 약 2배가 늘었습니다.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장 : "(주거 취약층) 숫자는 증가하고 있는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다 보니까 굉장히 잔여적으로 취급되는 거죠. 인권을 지키면서 살 수 있는 건지 아닌지를 정부가 실태조사를 하고..."]

고시원이나 쪽방처럼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주거 취약층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는 최근에서야 처음 진행됐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오대성기자 (ohwh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