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날세운 중국 "어떤 희생 치르더라도 영토 통일"
입장차이가 가장 크게 노출된 부분은 대만 문제였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이 구축해 온 외교 관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중국이 2년여전부터 중남미ㆍ아프리카의 대만 수교국들과 잇달아 국교를 맺고 대만과는 단교토록 하는 압박 전략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 따르면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원 등 중국 대표단은 “대만 문제는 중ㆍ미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핵심문제이며 중국 영토의 완전성에 관련된 것”이라고 맞받았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국무위원 겸직)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 영토의 완전성에 위협이 있으면, 미국이 과거 남북전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어떤 댓가라도 치르고 영토 통일을 지킬 것이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해묵은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이외에 최근 새로운 현안으로 떠오른 위구르 족 문제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미국은 “중국 당국이 신장(新彊)위구르 자치주에서 많은 위구르족 주민을 ‘재교육’ 시설에 수용하고 있다”며 인권 문제와 종교의 자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중국은 “신장은 내정 문제이며 외국이 이를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맞받았다.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양측이 팽팽하게 신경전을 벌인 이 날 회담의 기류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문에서도 드러났다. 중국은 ^대만 문제 ^남중국해 문제 ^신장 문제 등 3가지 안건에 에 대한 자국 입장을 자세히 기술하는 데 발표문 분량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미국측 발언 내용은 한두 문장으로 요약해 덧붙이는 데 그쳤다.
양국 최대 현안인 무역 분쟁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해 나가는 선에 머물렀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중국은 대화의 통로를 열어 놓았다”며 “두 나라 정상이 지난 1일 통화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어 나가고, 선의의 대화와 소통을 해서 해결책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면서도 “미국은 중국과의 냉전이나 봉쇄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은 “중국은 미국과 북한 간 직접 대화를 지지한다”며 “중국은 양측이 서로의 정당한 관심사들을 맞춰보고 신뢰를 쌓아나감으로써 비핵화 과정 및 평화체제의 구축을 동시에 진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외교ㆍ안보 대화는 당초 베이징에서 지난달 중순 열릴 예정이었다가 무역 전쟁 가속화로 취소되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워싱턴에서 열렸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 회담 실현을 계기로 미ㆍ중 갈등이 한동안 소강 국면에 들어가면서 출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번 외교ㆍ안보 대화에서도 드러났듯 입장 대립이 분명한 현안들이 너무 많아 미ㆍ중 관계의 향방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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