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K2전차 1조 수출 나선다

강계만 2018. 11. 11. 1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막형전차 오만서 성능시험
군수지원 포함 전차 76대
국산 대신 獨 파워팩 장착
내년 2분기 본계약 '총력전'
현대로템이 육군 차세대 주력 전차인 'K2전차' 76대를 중동 오만에 수출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차 판매금액과 후속 군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총 1조원 규모로, 내년 2분기 본계약 성사가 결정된다.

현대로템은 2008년 전차 강국인 독일을 제치고 터키에 K2전차 생산기술을 수출한 적이 있지만 전차 완성체 수출을 구체적으로 타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한국 기술로 개발한 K2전차를 사막형 전차로 업그레이드해서 올해 7월 오만에 찾아가 비공개로 현지 성능테스트를 했다.

사막 지형에 맞춰 K2전차 외관을 기존 검은색에서 황색 계열로 도색하고 포탑 위에는 차광막을 세웠다. 또 조종석에는 강력한 에어컨을 설치했고 실외기를 포탑에 뒀다. 사막에서 빠르고 거침없이 질주하며 포탄을 발사하는 K2전차 성능을 확인한 오만 정부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만 정부는 총 76대 전차 구매 의향을 갖고 여러 국가의 전차 제조업체 가운데 다음달 최종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지만, 내년 2분기로 본계약 일정을 미룬 상태다. K2전차 한 대당 약 100억원이기 때문에 전차 76대 자체 금액만 총 7600억원에 해당한다. 여기에 각종 후속 군수물품 지원을 더하면 수주 성사 시 계약규모는 총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로템은 중동 국가 중 특히 오만에 전략적으로 수출하기 위해 K2전차 한 대를 뜨거운 사막기후 특성에 맞게 개량했다. 수개월간 연구개발을 거쳤으며 특히 전차 운행 중에 엔진에서 배출되는 열을 낮추는 배기구 설치에 공을 들였다. 현대로템은 오만과 계약이 체결되면 일단 독일 파워팩(엔진+변속기)을 장착하더라도 전량 사막형 K2전차로 새로 제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2전차의 첫 수출이 이뤄지면 한국 방산기술을 세계적으로 입증하고, 이와 연관된 국내 방산 협력업체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방부 차원에서 오만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1984년 한국형 K1전차 개발에 성공했고, 2008년에는 전투 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차세대 K2전차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K2전차의 완전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 부분은 해외로 눈을 돌릴 때마다 기술력에서 한계로 남는다. 당초 국방부와 현대로템은 2012년부터 K2전차 양산에 들어가면서 약 100대씩 세 번에 걸쳐 총 300대를 생산해 전력화하기로 했지만 차질을 빚고 있다. 독일 제품을 장착한 1차분 K2전차 100대만 실제로 제작돼 육군 기계화보병사단에 실전 배치돼 있다. 2016년 12월 2차분 106대 양산부터는 파워팩까지 우리 기술로 만들기로 했는데, S&T중공업의 납품 지연과 변속기 일부 결함에 따라 국산 파워팩 국산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K2전차 2차 양산분 중 59대는 차체만 제작돼 있고, 전차의 심장인 파워팩 공간이 비어 있다. 더구나 이 같은 파워팩 국산화 지연에 따른 벌금(지체상금)을 놓고 정부와 최종 조립업체인 현대로템 사이에 책임 소재를 따지는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최대 1700억원 규모의 지체상금을 부담해야 하는 처지다. 현대로템의 2차 양산분 K2전차 납품은 2020년 3월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