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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반응 즉각 반영..세계 女心 사로잡아요

홍성용 입력 2018.11.11. 18:51 수정 2018.11.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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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생리대 美아마존 판매 1위..아네스 안 韓商 라엘 대표
품질향상에 사활 걸겠다 다짐
제품 장단점 평가 꼼꼼히 챙겨
1년 동안 총 7번 업그레이드
글로벌 여성용품 브랜드 될 것
스타트업 라엘의 아네스 안 대표(왼쪽)와 원빈나 제품 총괄이사. [이충우 기자]
"아마존 전체 생리대 파트 1위는 시작일 뿐입니다. 궁극적으로 전 세계 여성들에게 건강한 삶과 자신감을 부여하고 싶어요"(아네스 안 라엘 대표)

유기농 여성용품 스타트업 라엘은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미국 대기업인 P&G와 킴벌리를 제치고 최근 전체 생리대 파트 1위를 차지했다.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유기농 생리대' 파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이후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뤄낸 쾌거다.

국내외 투자사에서 약 2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GS리테일·미래에셋 합작 펀드 주도로 소프트뱅크벤처스, 에이티넘파트너스, 슈피겐, 뱀벤처스, TBT벤처캐피털, 롯데쇼핑과 토니 고 닉스코스메틱 창업주, 프리츠커그룹 등 굵직한 회사가 대거 참여했다.

라엘은 2016년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여성 세 명이 설립한 유기농 여성용품 기업이다. 기자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아네스 안 공동대표, 제품 디자이너 출신 원빈나 제품총괄이사, 디즈니 영화사 배급팀 디렉터 출신 백양희 공동대표 등 이력이 서로 다른 3인이 '여성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안 대표는 "비즈니스를 해 보지 않았지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좋은 브랜드를 글로벌하게 유통시키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비스'보다는 '제품'으로 먼저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창업자인 본인들이 좋아하는 것 말고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데 시장에 없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깊이 고민했다. 1년 반 동안 사전 자료 조사를 통해 여성용품 리스트를 뽑고 아마존에 올려봤다. 원 이사는 "아마존에 이것저것 올려보면서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을 찾기 위해 주력했고, 사람들이 '내추럴(유기농)'에 가장 끌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여러 제품 중에서도 '유기농 생리대'를 올렸는데 소량을 올리자마자 불티나게 팔려 이거다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면 생리대 개념이 없었다. 합성수지로 만든 일반 생리대뿐이었다. 꼭 필요한데 없어서 못 쓰고 있는 제품이 바로 '유기농 생리대'였다. 2년 남짓 무수한 테스트를 거쳐 2017년 여름 처음으로 출시했다. 첫해 매출만 20억원, 출시한 지 꼭 1년 만에 전체 생리대 파트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라엘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리뷰 분석'에 있었다.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이나 오프라인 마케팅을 전방위로 펼치긴 어려웠다. 대신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리뷰'에 집중했다. 제품의 좋은 점이나 부족한 점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뤄졌다.

안 대표는 "아마존은 유명하지 않은 제품이라도 리뷰가 좋으면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솔직하게 '좋으면 좋다'고 쓰고, 문제가 있으면 '이게 문제다'라고 쓴다"며 "우리가 올린 유기농 여성용품 제품 50여 개에 대한 누적 리뷰 수는 3000개에 달한다. 아마존이 한국 쇼핑몰처럼 리뷰를 쓰면 혜택을 주는 방식을 쓰지도 않기 때문에 리뷰가 많다는 것 자체가 관심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뷰를 수시로 확인해 출시 1년 동안 제품을 7번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생리대 등 위생용품 특성상 여성의 민감한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유기농 인증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마케팅에 투자를 못하더라도 제품 질 향상에 사활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원 이사는 "목화를 심는 땅부터 재배하고 면을 가공하는 모든 과정이 유기농으로 이뤄지는지 검수를 받아야 한다. 라엘 생리대는 100% 미국 텍사스산 유기농 친환경 순면을 사용하며 한국 제조 기술로 완성품을 만든다"고 전했다. 라엘 생리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OCS 국제 유기농 인증, 스위스 SGS,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까지 마친 상태다. 특히 △농약면화 △염소표백제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 △화학향료 △색소 등 6대 유해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라엘은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진출과 함께 한국에서도 지난 4월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안 대표는 유기농 생리대는 라엘이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첫 발판일 뿐이라고 연신 강조했다. 그는 "여성들 삶의 질을 높일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전 세계 여성이 알아주는 '여성용품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 제품을 통해 한국 제조기술도 알리는 한편 여성들을 위한 커뮤니티, 생리주기 애플리케이션 등 서비스 개발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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