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1년째 체육관 텐트 생활..포항 이재민들의 한숨

정구희 기자 2018. 11. 1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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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었는데 지원금 최대 1,400만 원..지열발전소 논란 계속

<앵커>

나흘 뒤면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지 1년이 됩니다. 작년에 지진으로 수능시험이 연기된 거 기억나실 텐데요, 살던 집이 철거 대상으로 판정된 이재민 중 일부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체육관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포항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1년 전 지진으로 철거 판정을 받은 아파트입니다.

곳곳에 금이 가 있고 건물이 더 기울어지면서 출입문도 망가졌습니다.

[지진 피해 아파트 주민 : 이만큼이 건물이 올라왔다는 거지. 여기서 이만큼이 지금 들린 거지 건물이.]

집 안엔 가구들이 뒤엉켜 쌓여 있고 물이 새는 벽은 온통 곰팡이로 뒤덮였습니다.

살던 집이 철거대상으로 판정 난 주민은 약 2천 명, 이들은 임시 거처를 지원받았는데 2년까지만 살 수 있습니다.

[임종선/지진 피해 아파트 주민 : (임시 거처) 지금 1년 남았는데. 기간 확보도 안 된 상태고. 집은 이대로 있는 거고. 지금 재건축이든 한다 해도 최하 5년 (걸릴 거 같아요).]

집이 파손됐지만 철거보다 괜찮다는 판정을 받은 주민들은 임시 거처마저도 받지 못했습니다.

1년이 지났지만 이곳 흥해실내체육관은 이재민을 위한 텐트로 빼곡히 차 있습니다.

30여 명 정도가 원래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이곳에서 불편한 생활을 겪고 있습니다.

텐트에서는 겨우 잠을 잘 수만 있고 몇 안 되는 옷가지는 비닐봉지에 담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체육관 거주 이재민 : 지금은 추우니까 핫팩을. 바닥도 안 따뜻하고. 우리가 불안해서 못 들어가겠어요. 자꾸 여진이 일어나니까….]

<앵커>

현장 직접 다녀온 정구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이재민들 왜 아직도 힘든 생활하나?

[정구희/기자 : 보신대로 아파트가 주거 불가, 즉 철거판정을 받아야만 지원금 1,400만 원이 나옵니다. 집을 잃고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이 1,400만 원이란 얘긴데 그 돈으로는 지금 방 한 칸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마련해준 임시거처에 살고 계신 데 여기도 최대로 살 수 있는 기간이 2년밖에 안 됩니다. 앞으로 1년 뒤에는 나와야 하는 겁니다. 계속 거주를 원하면 1년 뒤에는 임시거처에 월세를 내고 살아야 될 그런 상황입니다.]

Q. 지진에 부서진 아파트, 재건축 어렵나?

[정구희/기자 : 일단 철거 판정을 받은 아파트가 대부분 1억 원도 안 하는데 재개발하려면 1억 6천만 원씩 내라는 게 초기 포항시의 입장이었습니다. 이 돈 낼 수 있는 이재민이 많지 않아서 거의 진행되지 못했었고요. 현재는 분담금을 낮추는 협상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지금 옆에 화면에 보고 계신 대로 체육관에 계신 분들 아파트에는 금이 가고 물이 새고 이런 피해가 심한 상황인데도 그런데도 철거 판정을 받지 못하신 분들입니다. 집이 언제 부서질지 몰라서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철거 판정받은 이재민처럼 임시주택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지열발전소 논란은 언제 해결?

[정구희/기자 : 진앙 근처에 있는 지열발전소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계속 있었는데요, 유명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도 지열발전소가 단층 부분에 강한 압력으로 물을 주입해서 지진을 일으켰다, 이렇게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 지열발전소 같은 경우에는 지난 2012년 지식경제부, 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 돈 195억, 민간 278억 원 들여서 지은 건데요, 주민들은 이 발전소가 지진의 원인이라면서 지난달 정부와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진이 아직은 자연지진이다,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진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정부 차원의 조사 결과는 내년 2월쯤에야 나올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장현기)       

정구희 기자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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