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독립 개입땐 가만 안 있을것".. 美남북전쟁까지 들먹인 中

입력 2018. 11. 12. 03:01 수정 2018. 11. 12.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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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외교안보 대화]워싱턴 '2+2 회동' 팽팽한 신경전
"대만 독립 막기 위해 모든 대가 감수".. 中국방부장, 공동 기자회견서 경고
中 "남중국해에 군함 보내지 말라", 美 "공해에서 작전 계속할 것"
美, 신장위구르 인권 거론하자 中 "내정에 간섭 말라" 선그어
웃고는 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왼쪽부터)이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외교안보 대화(‘2+2’)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양측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충돌 위험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만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에서는 치열한 신경전도 벌였다. 워싱턴=AP 뉴시스
중국이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2+2’) 대화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하고 미국 남북전쟁까지 거론하면서 전면전을 경고했다. 이에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계속하겠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미중 외교안보 대화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국 측에선 양제츠(楊潔지)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이 참석했다. 무역전쟁 해결과 북한 비핵화 공조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대만 남중국해 등 민감한 이슈가 거론되면서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웨이 국무위원은 이날 미중 외교안보 대화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분열되면 중국은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든 대가를 감수하고 조국 통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이어 “조국 통일은 중국 당과 국가의 역사적 임무”라며 “미국의 ‘국기에 대한 맹세’에 ‘하느님 아래 하나의 국가, 갈라질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중국도 마찬가지로 통일 국가이고 갈라질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 국방 수장이 미국의 외교 안보 수장들 면전에서 이런 ‘최후통첩’ 같은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외교안보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가장 먼저 거론한 의제도 대만 문제였다. 양 정치국원은 ‘2+2 대화’에서 “중국은 주권을 수호할 결심이 있다. 대만 문제는 미중관계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핵심 문제”라며 “대만 독립 세력과 분열 활동은 현재 대만의 평화 안정의 가장 큰 위협이고 이에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관계의 기초”라고도 말해 대만 문제가 미중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양안관계의 안정을 회복하고 대만의 국제적 (활동)공간을 존중해야 한다”며 “미국은 힘과 강압에 의존해 현상을 변경하려는 어느 한쪽(중국)의 일방적인 행동을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미중 양측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에 “중국은 남중국해 해역에서 논쟁이 불가능한 주권을 갖고 있다”며 “군함과 군용기를 남중국해 섬에 보내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이를 거부하고 “공해에서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매티스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군이 분쟁 지역에서 안전하고 프로페셔널하게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9월 남중국해 섬 인근 해역에 진입한 미 군함을 향해 중국 군함이 충돌 직전까지 접근해 일촉즉발의 상황이 빚어진 것을 비판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신장위구르 지역의 무슬림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규모 억류 등 인권·종교 문제에 우려를 표명하자 양 정치국원은 “중국 내정이다. 외국이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만 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 인권·종교 문제에서 사사건건 미중이 부딪쳤으나 이달 말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 중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직접적인 충돌 위험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과 냉전을 추구하거나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을 추구하지 않는다. 경쟁은 적대를 뜻하는 게 아니며 분쟁으로 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외교안보 대화에서 “미국은 중국의 경제발전을 환영하고 중국이 거둔 성공을 기쁘게 생각하며 중국을 억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도 “중국은 미국과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고 상호 존중하며 협력 공영하는’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도 웨이 국무위원과 별도로 가진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을 봉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미중 외교안보 대화(‘2+2’) ::

미중 외교안보 대화는 지난해 4월 미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같은 해 6월 워싱턴에서 1차 만남이 진행됐다. 올해 10월 베이징에서 2차 대화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연기됐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1차 대화에도 참석했으나 그때는 외교 담당 국무위원 자격이었다. 1차 대화 때 기준으로 보면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해야 하나 이번에 양 정치국원으로 격을 높인 것이다. 안보 분야에서도 1차 때는 팡펑후이(房峰輝) 연합참모장(한국의 합참의장 격)이 참석했으나 이번엔 웨이펑허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국방장관 격)이 참석해 격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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