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D램 35년..삼성 이어 SK하이닉스, 2세대 10나노시대 개막(종합)

양희동 2018. 11. 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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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美 마이크론보다 반년 앞서 2세대 진입
1983년 11월 삼성 '64K D램' 개발..현재 73% 점유
EUV도입 통해 10나노 미만 미세공정도 선점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1y) DDR4 D램. [SK하이닉스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올해로 D램 메모리 개발 35주년을 맞은 한국 반도체 업계가, 초(超)격차 전략을 기반으로 세계 유일의 2세대 10나노급(1y) D램 시대를 활짝 열었다. SK하이닉스(000660)가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2세대 10나노급 D램 개발에 성공하며, 국내 양대 반도체 기업이 나란히 업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D램 시장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올 초 1세대 10나노급(1x) 제품 양산을 시작했지만, 2세대로 앞서나간 우리 기업에게 한발 뒤졌다는 평가다. D램 가격 하락 및 중국의 시장 진입 우려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최첨단 하이엔드 제품으로 내년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1세대 대비 20% 향상된 10나노급 D램 개발

SK하이닉스는 2세대 10나노급(1y) 미세공정을 적용한 8Gb(기가비트) DDR4 D램을 개발해 내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2세대 10나노급 D램을 개발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2세대 10나노급 8Gb DDR4 D램을 양산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2세대 제품은 1세대(1x)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고, 전력 소비도 15% 이상 감축해 업계 최고 수준의 전력 효율도 갖췄다. 데이터 전송 속도 또한 DDR4 규격이 지원하는 최고 속도인 3200Mbps까지 안정적인 구현이 가능하다. 또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을 위해 ‘4Phase Clocking’ 설계를 적용했다. 이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신호를 기존대비 두 배로 늘려 제품의 동작 속도와 안정성을 향상한 기술로,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요금 정산소를 늘려 차량의 통행을 원활히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SK하이닉스는 전력소비를 줄이고 데이터 오류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독자적인 ‘센스 앰프(Sense Amp) 제어 기술’도 도입했다. 이는 D램 셀에 작은 전하 형태로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감지하고 증폭시켜 외부로 전달하는 센스 앰프의 성능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D램에서는 센스 앰프의 역할이 중요한데,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줄어들어 데이터 감지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개선해 오류 발생 가능성을 낮춘 것이다.

김석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 상무는 “이번에 개발 완료된 2세대 10나노급 DDR4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과 용량을 모두 갖춘 제품”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 공급에 나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1983년 11월 19일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64K D램’. 이 제품은 등록문화제 제 563호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수출 효자 D램 세계 73% 장악…EUV 도입으로 10나노 미만도 선점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양대 기업이 글로벌시장의 70% 이상을 점하고 있는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2.6%, SK하이닉스 29.6%, 마이크론 22.3% 등으로 국내 양대 기업이 72.6%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D램의 역사는 삼성전자가 1983년 11월 19일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그해 초 연구개발에 착수한지 6개월만에 미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로 약 8000자의 글자를 저장할 수 있는 64K D램을 개발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 64K D램은 지난 2013년 8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 제 563호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1992년 8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며 D램 분야에서 왕좌에 올랐고, 26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도 1985년 5월 64Kb D램 양산을 시작한 이래 D램 분야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 경쟁업체인 마이크론이 2012년 당시 D램 3위였던 일본의 엘피다를 인수해 몸집을 키웠지만, SK하이닉스는 세계 2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메모리 고점 논란 속에 지난 10월 말 D램 고정거래가격이 2016년 5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로 전환, 10.74%나 급락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내년부터 메모리 양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라 공급 과잉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EUV(극자외선)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10나노 미만에서도 미세공정 리더십을 유지,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0나노대 진입 이후 미세공정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3세대 10나노급(1z)을 이미 개발 중인 한국의 기술력을 중국 등이 단기간에 따라잡긴 어렵다”며 “초격차 전략을 통한 최첨단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D램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단위=%·자료=IHS마킷]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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