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난감한 일본,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들이 분석한 일본의 속마음

김은영 기자 2018. 11. 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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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이웃 일본을 이해하는 여섯 가지 시선
김효진, 남기정, 서동주, 이은경, 정지희, 조관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88쪽 | 1만6000원

"끊임없이 서양과 비교하고 서양을 따라잡으려 했던 열등감과 욕망, 모든 어려움의 원인을 남에게 돌리며 이웃 침략으로 해결하려던 이기적인 선택 등이 이어져, 근대 일본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했다."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들이 자신들의 전공 분야를 중심으로 일본을 들여다봤다.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대학교 시민 교양강좌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일본의 독창적인 문화이자 가장 문제적인 주제인 오타쿠, 혐한(嫌韓), 뉴미디어, 19세기 역사, 평화헌법, 일본미(美) 등 여섯 가지 주제어로,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했다.

각 분야의 저자들은 일본의 특징을 ‘난감함’이라고 정의한다. 일본은 근대화를 시작한 지 불과 50여 년 만에 세계 5대 군사 대국으로 부상한 성공의 경험과,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라는 실패의 경험이 공존한다. 패망일인 8월 15일마다 침략의 과거를 미화하는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강행되는 한편, 9월 1일에는 한국에서도 잊힌 관동대지진 한인 희생자 추모 모임이 진행된다. ‘한류(韓流)’라는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한국을 향한 헤이트 스피치(험오 발언)와 혐한 물결이 끊이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 개찬(改竄·고의로 일부 글자나 구절을 고침)과 기억, 첨단과 전통, 금기와 파격, 친절과 오만 등 극과 극의 모습 가운데, 과연 일본의 본질은 무엇일까?

책의 주제에 따라 난감함을 느러내자면 오타쿠는 일본의 새로운 활력이며, 혐한류는 한류가 반일을 만나 이룬 변형이고, 혐한류와 헤이트 스피치 확산의 온상이 된 뉴미디어는 반원전과 반안보법제 평화운동의 새로운 조직화에 기여했다.

세계화를 향한 일본의 열망은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역주행을 낳았고, ‘평화헌법’의 전후사는 미·일 동맹이라는 모순을 끌어안고 전개되었으며, 아름다운 일본에 대한 집착은 전쟁에서 패한 일본의 좌절에서 기인한다.

이런 일본을 향한 한국의 시선은 복잡하기만 하다. 익숙하지만 낯설고, 무시하고 싶지만 신경 쓰이고, 경시의 대상이자 경계의 대상이다. 쉽게 정의되지 않으니 어딘가 불편하다. 하지만 저자들은 모순된 일본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본다면 새로운 가능성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념을 내려놓고, 경외라는 색안경을 벗으면 그들 역시 자신들의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웃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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