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북한 미신고 미사일기지,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사진=뉴스1

청와대는 북한 내부에 미신고 미사일 기지가 가동되고 있다는 미국 보고서에 대해 “이미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세프 버뮤데즈 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몇개 미사일 기지에서 정비와 사소한 인프라 개선 등의 활동이 관측됐다고 밝힌 것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설명했다.

앞서 CSIS는 북한 내부에 20여개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신고 미사일 기지 중 적어도 13곳을 확인했으며 이들 기지가 잘 유지·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사진=뉴스1(미국 CSIS 보고서)

김 대변인은 "CSIS에서 낸 보고서의 출처는 상업용 위성에서 나온 것"이라며 "한미 정보 당국은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 훨씬 더 상세하게,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삭간몰에 있는 미사일 기지라고 하는 것은 단거리용으로 스커드와 노동,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과는 무관한 기지"라고 밝혔다.

이어 "기사 내용 중에 '기만'(great deception)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또한 북한이 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며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는 것이 의무조항인 어떤 협상도, 협정도 맺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만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이러한 미사일 기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서에 '미신고'라는 표현이 나온 것에도 "신고를 해야 할 어떠한 협약도 협상도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고 신고를 받을 주체도 없다"며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없애기 위해 북미대화를 비롯한 협상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기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 시설이나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고 있다는 외교에 대한 기만이라는 것'이라는 지적에 "같은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만을 당했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기만의 주체는 북한이 될텐데 북한이 기만할 리가 없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이나 미사일 기지를 폐쇄한다는 약속을 한 것이 없다. 그걸 기만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삭간몰과 같은 단거리·중거리 기지는 한반도 비핵화와 제외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이 문제들도 우리가 평화 정착을 위해서 여러 조처를 시작하고 있는데 긴 과정에서 같이 논의해야 할 문제"라면서 "지금 당장 급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삭간몰 미사일 기지 자체가 핵 시설과 직접 연계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우리가 국방백서나 이런 것을 통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1000기가 넘게 북학이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정부가 매년 공개하고 있지 않나"라며 "구체적으로 언급을 안 할 뿐이지 그 1000기에 삭간몰이 다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미 폐기조치를 했거나 하기로 한 부분이 끝나면 우리가 추진하는 비핵화 과정이 모두 만족할 수 있다고 이해를 해도 되나'라는 질문에 "그런 내용을 북미 간에 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 동창리나 풍계리는 이미 폐쇄했고, 폐쇄의 진실성 여부를 검증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영변까지 9.19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이야기했으니 그와 관련된 미국의 상응된 조처가 무엇이 나올 수 있을지 현재 북미 간에 협상이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핵무기와 관련해 추가로 파악해야 할 시설, 한미 간에 추가로 요구해야 한다는 것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이 문제도 북미 간에 비핵화 과정에서 필요한 조처들에 포함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상의해 입장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원래 신고가 필요없는 시설이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대화의 필요성을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라며 "비밀이나 미신고, 기만 이런 내용들이 북미 간 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들이 대화를 가로막고 협상테이블이 열리는 것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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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혁주 기자 simhj09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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