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갖다 바치느니.. '탈플랫폼' 나선 기업들

박흥순 기자 2018. 11. 1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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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사진=뉴스1(로이터통신)

플랫폼비즈니스가 IT기술과 만나 로켓엔진에 점화한 듯 비상 중이다. 2000년대 초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형성된 초기 쇼핑플랫폼에서 각종 서비스와 콘텐츠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서비스플랫폼 형태로 진화를 거듭한 것. 전세계적으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거대 플랫폼을 등에 업고 공룡사업자로 성장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바야흐로 플랫폼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머니S>는 진화하는 플랫폼시대 이면에 자리잡은 독과점의 폐해와 탈플랫폼을 외치는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또 전문가들에게 플랫폼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플랫폼 권력] ③ '탈플랫폼', 러시로 이어지나

최근 IT와 플랫폼산업의 발달로 빠르고 간결한 거래가 가능해졌다. 플랫폼의 보유 및 입점 여부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면서 산업 전반에서 플랫폼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과 함께 부작용도 나타났다. 제대로 된 규율 없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바람에 '갑과 을'의 종속관계가 만들어진 것. 플랫폼사업은 방대한 사용자층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정보를 거머쥐고 ‘승자 독식’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악용한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면서 일부 대형기업에서는 ‘탈플랫폼’ 조짐이 관측된다.

◆높은 수수료에 '울며 겨자 먹기'

구글과 애플은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획득한 대표적인 플랫폼사업자다. 두 기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 사업자로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앱을 공급하는 ‘플레이스토어’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시장을 장악했으며 애플은 iOS 앱마켓인 앱스토어를 독점 운영한다.

/자료=한국모바일산업협회(KTOA)

두 ‘플랫폼 권력’이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앱 가격과 인앱매출의 30%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앱시장 규모는 약 8조원으로 구글과 애플은 각각 4조8810억원(60.7%), 1조9737억원(24.5%)의 매출을 올렸다. 도합 국내 앱시장 매출의 85%가 넘는 엄청난 수치다. 수수료 수입 추정치는 구글이 1조4643억원, 애플이 5921억원에 달한다. 2조원이 넘는 셈이다.

중소 앱개발사에게 30%의 플랫폼 수수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두 앱마켓을 통해 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라면 수수료만 3억원이 나가는 셈이다. 이를 제외하고 남은 7억원으로 인건비를 해결하고 기업운영을 하려면 형편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차기 작품의 출시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에도 앱을 제작하는 IT기업들은 강력한 사용자층을 확보한 구글과 애플의 플랫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앱 마켓에 발을 들이면 즉시 소비자에게 노출되고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역량과 인지도가 낮은 스타트업이나 유통경로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에게 앱 마켓은 ‘엘도라도’다.

앱 마켓의 상단 또는 추천 앱에 포함되거나 인기순위에 이름을 올리면 매출은 엄청난 규모로 증가한다. 여기에 글로벌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기업이라면 더욱 양대 앱 마켓을 외면할 수 없다.

탄탄한 결제시스템도 구글과 애플을 떠날 수 없게 만드는 이유다.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는 한번 등록하면 간단한 인증절차만으로 앱을 구입하거나 인앱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편의점이나 온라인을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외면받기 일쑤다.

네이버와 이동통신 3사는 2016년 구글과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앱 마켓 ‘원스토어’를 선보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구글과 애플의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진 탓에 원스토어는 부진한 실적을 거듭했다. 지난해 원스토어는 매출액 9347억원에 18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관계자는 “신작 앱 출시가 임박하면 구글 측에서 원스토어 등재 여부를 따지며 압박한다”며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에 모두 제품을 올리려면 관리비용이 두배가 되는 점도 원스토어를 멀리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포트나이트. /사진=에픽게임즈

◆거대기업 탈플랫폼 시동

과도한 수수료와 종속관계, 권위적인 기존 플랫폼 사업자의 행동에 탈플랫폼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의 성공한 IT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루 평균 22억원을 벌어들이는 에픽게임즈의 세계적인 게임 ‘포트나이트’는 지난 8월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이외에도 홈페이지를 통한 다운로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손잡고 갤럭시노트9에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선탑재하는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이는 오픈 플랫폼에 걸맞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라며 “수수료를 마켓에 지불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업체 ‘넷플릭스’도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방식이 아닌 홈페이지 직접 결제 방식을 테스트 중이다. 넷플릭스는 올 상반기 게임을 제외한 앱 가운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달성했다. 구독서비스가 주요 수익모델로 자리잡으면서 매출이 늘고 있지만 그만큼 앱 마켓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점이 탈플랫폼의 원인이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가 부당하다는 신고서를 제출하는 한편 프리미엄 서비스 변경을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탈플랫폼을 실행 중이다.

다만 이 방식은 소규모업체들이 선택하기 어렵다.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세계적인 대형게임사이며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한 규모를 자랑하는 업계의 공룡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대형업체의 경우 마케팅 여력이 있어 탈플랫폼을 큰 무리없이 수행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작은 회사들은 비싼 수수료에도 앱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일부 IT업체는 스스로 앱 장터를 만들 계획도 세웠지만 여력이 되지 않아 시도에 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6호(2018년 11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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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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