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머리에 화장도 안 하고" 출근 첫날 해고된 女알바
음료·디저트 프랜차이즈 업체인 요거프레소의 한 점주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 아르바이트 직원을 출근 첫날 해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요거프레소 측은 공식 사과했다.
지난 10일 충남 천안의 한 매장에서 해고된 아르바이트 직원 A씨는 요거프레소 홈페이지에 "부당하게 해고당한 것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A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단발머리에 화장을 한 상태로 천안의 한 요거프레소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면접을 봤다. A씨는 사흘 뒤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하지 않은 채 첫 출근을 했다.
점주는 A씨의 모습을 보고 "그쪽이 사장이면 어떨 것 같냐", "음식을 파는 매장인데 용모를 단정하게 하고 와야지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도 안 하고 오면 어떻게 하냐"고 지적했다고 A씨는 전했다. 점주는 또 "나는 여자도 남자도 다 ‘코르셋’ 씌운다. 남자는 머리 길면 자르고 오라고 하고 액세서리는 금지"라고 했다. A씨는 첫 출근 5분 만에 해고당했다.
점주가 언급한 '코르셋'은 10~20대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번지는 ‘탈코르셋’(탈코)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탈코르셋’은 벗어나자는 뜻의 '탈'(脫)과 체형 보정 속옷인 '코르셋'(corset)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다. 코르셋을 여성 억압의 상징으로 보고 화장·긴 머리 등 기존의 여성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자는 사회 운동이다. '숏컷'과 '민낯'은 탈코르셋 운동의 대표 요소이다.
A씨는 "내 성별이 여자이기 때문에 머리를 기르는 것이 용모 단정의 조건에 선택적으로 추가된 것"이라며 "점주에 대한 인성 교육 관리와 지침, 부당하게 해고당한 알바생에 대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에 요거프레소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당시 겪은 본인의 부당함을 널리 알려준 당사자의 용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부당함을 겪은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 재발방지 대책으로 ▲인사 노무 관리 매뉴얼 수정·보완, ▲가맹점주 의무 교육 과정에 성차별 교육 과정 신설, ▲전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운영관리 지침서 정기 발송 등을 약속했다.
요거프레소는 14일엔 "점주와 본사는 A씨에게 깊은 사과를 드리고 죄송한 마음을 담아 보상조치를 했고, A씨는 이를 받아들였다"며 "A씨의 의사를 존중해 점주의 자필 사과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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