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열기·지각생 수송·고사장 착각..모두 간절한 수능날 아침 [2019 수능]

허진무 기자 2018. 11. 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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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선배들을 응원나온 후배들이 기념셀카를 찌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선배님 힘내세요!”, “딱풀처럼 딱 붙자!”, “엄마, 등록금 준비해!”

2019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인 서울 용산구 용산고 앞에는 15일 각 고등학교에서 몰려든 후배 80여명의 응원전이 열렸다. 이들은 북과 꽹과리를 치고 ‘수능 대박’, ‘재수는 없다’ 등의 손팻말을 흔들었다. 선배들이 교문을 지날 때마다 함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일부 후배 학생들은 오전 3~4시부터 고사장 앞에 나타나 응원하기 좋은 자리를 잡고 선배들을 기다렸다. 긴장하는 선배들에게 핫팩이나 커피, 과자, 연필 등을 나눠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종로구 경복고 앞에서는 후배 100여명이 현수막을 치고 교가를 불렀다. 담임 교사들은 재학생이 지나가면 악수와 포옹을 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수험생이 고사장에 들어가기 전에 꼭 안아주는 학부모들의 모습도 보였다. 일부 학부모는 입실이 마감되고 교문이 닫힌 오전 8시30분 이후에도 고사장을 떠나지 못하고 두 손을 모아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4.7도로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예보돼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사장에 오는 수험생들도 보였다. 이날 미세먼지는 수도권·충남·광주·전북 지역에서 ‘나쁨’ 수준을 보였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시험시간에도 희망하는 학생이 있을 경우 매 교시 신원확인 등 점검을 거쳐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다.

올해도 입실 완료시각인 오전 8시10분을 앞두고 지각생들이 속출했다. 오전 8시쯤 서울 도봉구 수유역 인근에서 땀을 흘리며 뛰어가는 수험생을 오토바이를 탄 인근 주민이 붙잡아 태워주는 풍경도 보였다. 수험생은 연신 “감사합니다”라며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인천 연수여고에서는 한 학생이 수험표와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와 오전 7시54분쯤 부모 신고를 받은 경찰이 오토바이를 이용해 전해 줬다.

고사장을 착각해 다른 고사장을 찾았다가 허겁지겁 돌아가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제주에서 입실 완료시각을 12분 남기고 고사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은 서귀포고에서 남주고까지 경찰 사이카를 타고 이동해 간신히 입실할 수 있었다. 오전 8시8분쯤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는 수험생을 태운 경찰 오토바이가 사이렌을 울리며 꽉 막힌 도로를 지나가자 차량들이 급히 길을 터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화여고인 고사장을 이화여자외고로 착각해 자율방범대원 오토바이를 타고 급히 이동한 수험생도 있었다.

고사장을 잘못 찾아 결국 다른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도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입실 완료시각을 10분 남겨둔 오전 8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중앙고가 고사장인 한 학생이 창원중앙고로 잘못 찾아와 발을 동동 굴렀다. 두 고시장은 약 20㎞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신속하게 수송한다고 하더라도 제때 도착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교육청에 연락했다. 이 학생은 창원중앙고에서 시험을 보게 됐다.

하필 수험날 교통사고를 당한 수험생도 있었다. 오전 7시24분쯤 서울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서울에너지공사 동부지사 앞에서 수험생이 탄 차량이 3중 추돌사고가 났다. 경찰은 우선 수험생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고사장인 수락고까지 데려다 줬다.

경찰청은 이날 교통경찰과 지구대·파출소, 기동대, 모범운전자 등 1만2000여명과 순찰차 등 장비 3200여대를 수험생 호송과 교통관리에 투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종합상황실에 수험생 호송 관련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며 “너무 바빠 통화를 길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시작됐다. 시간표상 1교시 국어영역 문제지에서는 ‘오타’가 발견돼 정오표를 배부했다. 이날 이강래 출제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교시 국어영역 문제지에서 오기가 발견됐다”며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을 최소화하고자 미리 발표하지 않았다. 수험생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문제지 한 면의 두 곳에서 글자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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