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은 당연하지 않다"..투명가방끈, 수능날 '대학입시거부선언'
이승진 입력 2018. 11. 15. 12:11기사 도구 모음
15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가운데 한 쪽에선 대학입시를 거부하는 이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선 시민단체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투명가방끈)이 대학입시거부를 선언했다.
이날 투명가방끈은 서울파이낸스에서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우리 모두의 다양한 삶을 존중하라" "우리는 대학을 거부한다" "경쟁을 멈춰라 교육을 바꿔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한 뒤 대학입시거부선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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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15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가운데 한 쪽에선 대학입시를 거부하는 이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선 시민단체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투명가방끈)이 대학입시거부를 선언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고3 재학생 이알씨는 "수능 당일이면 여기 저기서 응원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수능 안보고 대학에 가지 않는 저희는 앞으로의 삶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교사도 대학에 가지 않는 삶에 대해 잘 모른다"며 "기술을 배우라거나 고졸 성공신화를 들려줄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우리는 사회에 묻히지 않기 위해 이자리에 섰다. 학교는 다양한 삶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발언자로 나선 탈학교청소년 김나연(19)씨는 "학교에선 존재를 성적만으로 평가해 1등급은 한우, 3등급은 돼지고기로 평가했다"며 자퇴의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낙오자이자 패배자로 규정하는데 우리 사회는 대학 입시란 하나의 목표만 강요한다"며 "대학에 가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이 당연한 사회이기에 나는 아직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20대 대학입시거부선언자 성윤서(20)씨는 "고2 때 친구에게 '왜 대학에 가냐'고 물었더니 '취업하기 위해서'라고 했다"며 "대학가는 것이 취업을 위해서라면 대학에 가지 않는 나는 현실적이지 못한 것인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성씨는 "선생님에게 대학에 가지 않는 삶을 물어보자 '알바하며 하루살이로 살 것이냐'는 질문이 되돌아 왔다"며 "대학 가지 않는 것이 하루살이로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호소했다. 성씨는 "입시 경쟁을 멈추자는 말은 단순한 교육의 문제가 아닌 이 사회의 문제다. 10대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학 입시가 전부가 된 현 상황을 정치가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윤경 촛출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인공지능과 대응할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수십년간 이런 전통을 이어가는 나라가 또 어디에 있나"라며 "개인의 삶보다 중요한 입시제도는 청소년 자살율 1위 등 모든 가해행위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공동집행위원장은 "일부는 불만이 있으면 좋은 대학 나와 훌륭한 사람 돼 법을 바꾸라고 한다"며 "하지만 좋은 대학 나와 훌륭하신 분들이 결국 어떻게 했는가. 이젠 입시가 아닌 정치가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명가방끈은 서울파이낸스에서부터 정부서울청사까지 "우리 모두의 다양한 삶을 존중하라" "우리는 대학을 거부한다" "경쟁을 멈춰라 교육을 바꿔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한 뒤 대학입시거부선언을 마쳤다.
투명가방끈은 2011년 대학거부선언, 대학입시거부선언을 계기로 결성됐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86명이 대학입시거부선언 활동에 동참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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