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스러운 '이수역 폭행사건' 논란

2018. 11. 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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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휩쓸고 있다.

애초 '여성혐오' 폭행으로 알려진 사건에 다른 맥락의 정황들도 제기되며 논란이 과열되고 있는데, 자칫 잘못된 성대결 구도를 부추길까 매우 우려스럽다.

"메갈×" "한남×" 같은 표현이 등장하고 최근 여성들 사이 부는 '탈코르셋' 문제까지 뒤얽힌 이번 사건은 몇년 전부터 논란이 커진 '여성혐오' 문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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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휩쓸고 있다. 애초 ‘여성혐오’ 폭행으로 알려진 사건에 다른 맥락의 정황들도 제기되며 논란이 과열되고 있는데, 자칫 잘못된 성대결 구도를 부추길까 매우 우려스럽다. 설사 그런 요소가 포함됐더라도 이 사건을 양성 간의 대결로 바라보는 시각이나 보도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증오는 증오를 부를 뿐이다.

경찰은 13일 새벽 4시께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싸움을 벌인 남성 3명과 여성 2명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 쌍방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중이다. 이번 사건은 여성 일행 중 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이가 14일 에스엔에스(SNS)에 ‘남성들이 시비를 걸어와 다툼이 생겼고, 폭행을 당해 한명이 심하게 다쳐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게시하며 알려졌다. 그는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드센 ×들도 별거 아니라는 그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글을 링크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하루 반 만에 서명자가 32만명을 넘어섰다. 반면 남성들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싸움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로 추정되는 동영상이 급속하게 온라인에 퍼지며 일부에선 여성들이 쓴 표현을 문제삼아 ‘남성혐오’ 사건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메갈×” “한남×” 같은 표현이 등장하고 최근 여성들 사이 부는 ‘탈코르셋’ 문제까지 뒤얽힌 이번 사건은 몇년 전부터 논란이 커진 ‘여성혐오’ 문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듯하다. 당사자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데다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어느 쪽 주장이 맞는다고 성급히 재단하고 비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애초 이 사건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일상의 공포에서 기인했다는 점엔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성혐오 문제를 남성혐오적 표현으로 드러내는 ‘미러링’ 방식에 대해선, 증오를 증폭한다는 점에서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녀 물리력에 차이가 있고 성차별 구조가 여전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를 동일 선상에 놓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 경찰 수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되, 무엇이 이런 논란을 키우고 있는지 남녀를 떠나 모두 깊이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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