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수역 폭행사건 여성일행 인터뷰.."7대 2로 싸우다가 남성이 계단서 밀쳤다" 주장

입력 2018. 11. 17. 18:40 수정 2018. 11. 19.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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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폭행 사건 여성 일행 측이 공개한 사진. 계단 위에서 남성일행 중 한명이 여성 일행의 손목부분을 잡고 있다. [여성 일행 측 제공]



-본지 인터뷰…“커플이 먼저 ‘메갈X’ 등 시비 걸었다” 주장
-사태 커지자 경찰에 먼저 신고… “계단서 밀치지 말라고 수차례 경고”
-“모욕죄와 폭행건 별개로 봐야… 경찰 조사 성실하게 임할 것”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남성들에게 계단에서 밀지 말라고 여러 번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욕설과 성적 비하발언을 갑자기 우리가 먼저 한 게 아니다. 커플 측에서 먼저 ‘메갈X(남자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 회원)’이라고 공격했고 이후 남성일행이 합세해 싸움은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었다.”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 간 쌍방 폭행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수역 주점 폭행사건’에 연루된 여성 일행이 직접 입을 열었다. 이번 폭행 사건에 연루된 여성일행 A씨는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싸움이 생기게 된 경위, 신고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사건에 대해 여성 일행 측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세간에 알려진 사실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앞서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동작경찰서은 주점 내 CCTV 영상과 주점 관계자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사건 발생 경위를 파악한 결과 여성이 말다툼하던 상대 남성에게 다가가 손을 치는 행위에서 촉발됐다고 밝혔다.

▶커플들과의 다툼에 남성일행이 합세…“메갈이라고 비아냥거려”= 사건은 지난 13일 새벽 3시께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 술집에서 발생했다. 술집에는 여성 2명, 남녀 커플이 있었고 이후 남성 5명 무리가 들어왔다. 처음 싸움은 여성 일행과 커플 사이에서 시작됐다.

여성 일행 측은 근처 테이블에 앉아있던 커플들이 먼저 ‘메갈’ 등을 언급하며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여성 일행 중 한명인 A 씨는 “커플이 우리의 대화를 듣고 말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혀를 차거나 헛웃음을 지었고 그러던 중 메갈X이라는 말까지 던졌다”면서 “최대한 무시하려고 못들은 척 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우리를 쳐다보고 귓속말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커플과 여성일행은 신경전을 벌이다가 언성을 높이며 싸우게 됐고 이후 남성일행과의 싸움으로까지 번졌다고 했다. 커플과 여성일행간의 소란이 커지자 주변에 있던 남성 무리가 이를 인지했고, 이 싸움에 합세했다는 게 여성일행 측의 주장이다.

여성 일행측은 “남성들이 싸움에 끼어들며 ‘몇 살이냐’고 물었고, 사장에게도 ‘쟤네 몇 살이냐’고 물었다”면서 “사장이 우리 나이를 말하는 것을 듣고, 사장에게 ‘왜 남의 나이를 말하느냐’고 따지자 남성 측이 ‘와 나이 이야기 하니까 욱하네’, ‘나이도 많은데 나잇값 못하네’, ‘말로만 듣던 메갈X처음 본다’ 등 비아냥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싸움은 어느새 여성 2명 대 7명(커플, 남성일행)으로 커졌다”고 덧붙였다. 

수역 폭행사건 게시글을 올린 여성의 상처부위.(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반면 남성일행 측은 경찰조사에서 “여성들이 소란을 피웠고, 먼저 시비를 걸고 손을 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경찰은 지난 16일 수사 진행과정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양측 간 말다툼 과정에서 여성 1명이 남성 측 테이블로 다가가 가방을 들고 있던 남성 1명의 손을 쳤고 이에 다른 남성이 해당 여성이 쓰고 있던 모자챙을 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성 일행 측은 “남성 일행이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것을 발견해 제지하기 위해 다가갔고 이후엔 우리도 같이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주점 CCTV에는 음성이 없어 다툼 과정에서 오간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업주 역시 대화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욕설 영상, 앞뒤 맥락 모두 빠져” 억울함 토로=온라인에 퍼진 욕설 영상에 대해 여성 일행 측은 전후 상황이 모두 배제된 채 자극적인 부분만 공개됐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현재 유튜브 등에는 여성 일행이 남성 일행을 향해 욕설과 성적 비하 발언 등을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진 상태다.

이에 대해 A 씨는 “당시는 남성 일행과 서로 온갖 비난과 욕설을 내뱉으며 감정이 격화된 상황이었다. 그런 욕설을 하게 되기 까지 전후 사정은 모두 빠진 채, 화나서 맞대응하는 장면만 나와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남성 5명이 커플에 동조해 7명이 한편이 돼 우리를 조롱했다. 그 상황에서 대응수단으로 쓸 수 있는 게 거친 언어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다툼은 몸싸움으로 번졌다. 급기야 여성 일행 중 B 씨는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 뒤통수를 꿰매는 수술을 하고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수역 폭행 사건 여성 측이 공개한 경찰 신고 문자. 여성 일행 측은 “사태가 커질 것 같아 우리가 먼저 경찰 측에 신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여성 일행 측 제공]

▶“우리가 먼저 경찰에 신고…남성이 계단에서 발로 차”=계단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상황에 대해 여성일행 측은 경찰에 신고한 뒤 도망가려는 남성들을 말리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 씨는 “사태가 커지자 오전 4시20분께 우리가 먼저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오기전에 남성들이 도망갈까봐 계단에서 막고 있었다”면서 “실랑이 중 계단 위에 있던 남성이 올라오는 B 씨의 가슴 쪽을 발로 차 날아가 아래쪽 계단의 모서리에 머리를 세게 박게 됐다”고 주장했다.

여성 일행 측은 욕설 영상이 퍼지면서 사건이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맞을 행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A 씨는 “먼저 시비를 건 것은 명백히 커플들 쪽이었다. 하지만 먼저 누가 시비를 걸었고, 어떤 욕설을 주고 받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폭행 피해에 관한 것”이라면서 “‘맞을 행동을 했다’는 일각의 비판은 폭행 행위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계단에서 밀치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 일행 측은 향후 모욕죄와 폭행건 모두경찰 조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A 씨는 “앞으로 경찰조사 전 과정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고 자료 제공 등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오전 4시께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남성 일행 3명과 여성 일행 2명 등은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조만간 양측을 불러 조사하면서 각자 촬영했다는 동영상도 제출받아 내용을 확인할 계획이다. 최초로 여성 2명과 말다툼을 한 남녀 커플과 연락을 시도 중이며, 여성이 치료를 받은 병원의 진료기록도 살펴볼 예정이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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