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옥류관 국내 1호점' 고양시 입점 확실시

CBS노컷뉴스 고태현 기자 2018. 11. 2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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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종혁의 가이드로 나선 이재준 고양시장..옥류관 후보지 함께 둘러봐
'고양·파주·동두천' 유치 희망..北 공식 창구 만난 것은 이 시장이 '유일'
이 시장 "통일경제특구, 테크노밸리 등 고양시 미래적 가치" 직접 설명
지난 7월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경기 환영만찬에서 봉사원들이 평양냉면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자료 사진>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북한의 대표 음식점인 '옥류관 국내 1호점'이 경기도 고양시 한류월드 내 입점이 확실시되고 있다.

북한의 민간 협상을 전담하는 '조선아시아 태평양 평화위원회'(아태위) 고위 관계자와 이재준 고양시장이 최근 경기도 주최 학술회의에서 직접 만났다는 것이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태위는 1998년 6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방북을 성사시킨 이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고양시가 옥류관 국내점 후보지(왼쪽 공터)로 추천한 한류월드 내 부지. <사진=고태현 기자>
◇'007 첩보 작전 방불'…北, 옥류관 국내 후보지 답사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지난 16일 오전 10시5분부터 30분간 버스를 타고 고양시 일산 동구 장항동 일대를 둘러봤다.

북한 대표단은 당초 이 시각 파주 임진각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버스는 임진각이 아닌 한류월드 내 한 부지와 호수공원이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각각 정차한 뒤 숙소로 돌아왔다.

버스가 두 차례 정차할 동안 북한 대표단을 비롯한 그 누구도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고,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도 "호수공원을 둘러본 것 외에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이 일정을 바꿔가며 버스투어에 나선 것은 옥류관 후보지를 답사하기 위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리 부위원장이 버스 안에서 한류월드 내 옥류관 후보지와 주변 관광·생활 인프라를 둘러보는 동안 가이드로 이재준 고양시장이 나선 것이다.

이 시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자유로, 킨텍스, 호수공원 등 옥류관 후보지 주변 기반시설을 비롯해 인천·김포공항과 서울 인근 주요 도시에서도 1시간 이내로 진입할 수 있는 최적의 지리적 요건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양시 관계자는 "이 시장이 리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것은 맞고, 인사를 나눴기 때문에 설명은 가능한 것"이라며 "이 시장이 직접 리 부위원장에게 고양시가 가지고 있는 미래적인 부분을 얘기했다"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 16일 오후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가 '2018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공동발표문 낭독이 끝나고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北, 옥류관 국내 1호점은 이미 고양시로 낙점?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이 직접 고양시 한류월드 내 후보지를 둘러본 것을 놓고 북한이 옥류관 분점을 이미 낙점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옥류관 도내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은 고양시와 파주시, 동두천시 등 3곳인데 북한 측 협상 창구를 직접 접촉한 것은 고양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북한 대표단을 만난 것은 숙소에서 2번, 버스에서 1번 등 모두 세 차례다.

이 시장은 16일 오전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객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뒤 준비된 버스에 미리 올라 대기했다.

곧이어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버스에 탑승해 30분간 옥류관 유치 후보지와 호수공원을 둘러본 뒤 숙소로 돌아왔다.

북한 대표단이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이 시장은 취재진이 물러난 것을 확인하고서야 버스에서 내렸고, 곧바로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객실로 올라갔다.

그러나 이 시장이 북한 대표단을 만난 것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취재진과 백브리핑에서 이 시장이 북한 대표단과 함께 버스에 탔느냐는 질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옥류관 국내 1호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특정 지역만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시장이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과 함께 버스를 타고 후보지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직접 설명을 했다는 점, 북측 공식 협상 창구를 세 차례나 만났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옥류관이 들어설 지역은 고양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오후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서 이재준 고양시장(가운데)이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의 옆 테이블에 앉아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제공>
한편, 이 시장은 이날 고양 엠블호텔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도 참석해 리 부위원장의 옆 테이블에 앉아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북한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 외곽 기구인 아태위는 외형상 비정부기구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남 당국, 민간 협상을 전담하는 북한의 공식 창구다.

1998년 6월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방북을 비롯해 현대그룹과 금강산 관광사업, 개성공단 개발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1990년대 말과 2000년 초반에 남북 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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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고태현 기자] th047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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