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7세기 고구려 사신도, 우리 손으로 보존한다

유원모 기자 입력 2018. 11. 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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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낙원, 중앙아시아의 로마, 황금의 도시.'

기원전 7세기 '아프로시압'이란 이름으로 건설된 이 도시는 1220년 몽골의 칭기즈칸에 의해 폐허가 되기 전까지 1700여 년간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문명의 젖줄 역할을 해왔다.

내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 남아있는 고구려 사신도의 현지 보존·복원이 우리 손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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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시압 궁전벽화 내년부터 복원.. ODA 첫 북방-이슬람 문화권 진출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 복원 모사도. 사진 오른쪽에 조우관을 쓴 고구려 사신 2명이 새겨져 있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동방의 낙원, 중앙아시아의 로마, 황금의 도시.’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수도 사마르칸트. 기원전 7세기 ‘아프로시압’이란 이름으로 건설된 이 도시는 1220년 몽골의 칭기즈칸에 의해 폐허가 되기 전까지 1700여 년간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문명의 젖줄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주 같은 고도(古都)로 다양한 유적이 전해지는데 7세기 소그드 왕국 시기에 제작된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는 회화사적으로 단연 백미다. 정사각형 건물의 동서남북 4면에 그려져 각각 높이 2.6m, 길이 11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에 왕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에서 온 사절도와 사냥, 혼례, 장례 등 당시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벽화 속에 고구려 사신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새 깃털을 꽂은 조우관(鳥羽冠)을 머리에 쓰고, 고리 모양 손잡이가 특징인 환두대도(環頭大刀)를 허리에 차고 있는 두 명의 사신이 그려져 있다. 고광의 동북아역사재단 책임연구위원은 “7세기 고구려의 집권자였던 연개소문(淵蓋蘇文)이 보낸 사신으로 추정된다”며 “고대 한반도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독자적으로 국제 교류를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핵심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 남아있는 고구려 사신도의 현지 보존·복원이 우리 손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서 심사 중인 내년도 예산안에 ‘중앙아시아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 분야 신규 예산이 포함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ODA는 캄보디아 등 주로 동남아 국가에서 진행됐는데,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복원이 대표적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문화유산 ODA 사상 처음으로 북방·이슬람 문화권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우선 보호막과 항온·항습 등 기본적인 문화재 보호 시설이 없는 아프로시압 궁전 박물관 보존 환경 개선과 소그드 왕국 유적지 발굴 조사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동영 문화재청 국제협력과장은 “중앙아시아는 프랑스 일본 등 이른바 문화선진국에서 문화유산 ODA를 먼저 펼치고 있는 국제 문화재 분야의 각축장”이라며 “대륙에 묻혀 있는 한반도의 흔적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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