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이재명, '反문재인' 색채 짙어질까

이동수 2018. 11. 2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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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는 현실을 직시하고 '반문 연대'의 깃발을 드시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듯합니다."

하지만 이 지사가 여권 내에서도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한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주축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내 비토 세력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하고, 결국 이 지사에게 쓰인 기존의 '반문 프레임'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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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혜경궁 김씨①] 여권 내 파워게임 본격화

“이재명 지사는 현실을 직시하고 ‘반문 연대’의 깃발을 드시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듯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었다. 경찰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를 트위터 계정 ‘@08__hkkim’의 계정주로 지목하면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을 밝힌 날이다.

김 의원이 말한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방점은 ‘연대’가 아닌 ‘반문’에 찍혀있다. 반문 연대는 보수 진영의 ‘빅텐트’ 구상이다. 이 지사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에 반발해 보수 야권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이 지사가 여권 내에서도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한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을 주축으로 한 더불어민주당 내 비토 세력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하고, 결국 이 지사에게 쓰인 기존의 ‘반문 프레임’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난 뒤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후보 경쟁을 했던 이재명 시장을 만나 어깨를 다독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 ‘문재인이 날 공격한다’고 말한 꼴”

이 지사는 지난 19일 경기도청 신관 입구에서 가진 입장 발표에서 “경찰이 진실보다 권력을 택했다”며 경찰을 강하게 성토했다. 또 경찰 수사를 “저열한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이 지사가 말한 권력, 정치 공세 등은 모두 친정인 여권을 향한 화살이다. 경찰 수사에 ‘현재 권력’의 의도가 담겼다는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결국 ‘문 대통령이 나를 이렇게 공격하고 있다’라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최근 여권 내 비토 세력에게 내밀었던 ‘화해의 손길’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풀이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16일 배우 김부선씨가 제기한 ‘신체 특정 부위의 크고 까만 점’ 의혹에 ‘셀프 신체 검증’을 단행하면서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선 경선을 되돌아봤을 때 (제가) ‘싸가지’ 없고 선을 넘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 제 탓”이라며 “지금부터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이 지사의 행보는 제기된 의혹은 정면 돌파하되 그를 둘러싼 ‘의혹 화수분’의 원천인 비토 세력의 여론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혜경궁 김씨 관련 경찰 수사결과가 전해진 뒤 나온 이 지사의 입장은 비토 세력을 향한 ‘총력전’ 선포나 마찬가지였다.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열린 데이터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수사 결론에 달린 여권 내 ‘파워게임’

정치권에서는 이번 혜경궁 김씨 사태가 미래 권력을 둘러싼 여권 내 파워게임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가 드러낸 반문 색채가 단순히 ‘친문(친문재인)’에 향한 불만 표시 차원을 넘어, 현 정부와의 대립 구도 형성으로 몸값을 높이고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림수라는 해석이다. 결국 이를 막아서려는 현재 권력과의 강한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혜경궁 김씨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여권의 ‘미래 권력 지형도’는 크게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아내 김씨의 혐의가 인정된다면 현 여권과 이 지사의 동행은 불가능하겠지만, 혐의를 벗는다면 대반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어서다. 검찰은 해당 사건 공소시효 만료일인 내달 13일 직전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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