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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군사합의 놓고 예비역 단체들 엇갈리는 행보

입력 2018.11.21. 17:06 수정 2018.11.21. 21:06

'9·19 남북 군사합의'를 놓고 예비역 단체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향군인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옹호하지만, 전직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는 군사 분야가 지나치게 앞서나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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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궁극적으로 북한 비핵화 추진하는 과정" 옹호
성우회 "군사분야 과도하게 앞서나가 본말전도" 우려
일부 예비역 장성들 "비핵화 진전 없는데 안보 훼손" 비판

[한겨레] ‘9·19 남북 군사합의’를 놓고 예비역 단체들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향군인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옹호하지만, 전직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는 군사 분야가 지나치게 앞서나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예비역 장성들은 군사합의가 안보태세를 훼손했다고 비난한다.

‘안보를 걱정하는 예비역 장성 일동’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토론회를 열어 9·19 군사합의로 우리 안보가 더욱 위태로워졌다고 비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훈 전 국방장관 등 400여명의 예비역 장성들이 참석했다. 토론회장 밖에선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들이 '9·19 군사합의서는 새 평화시대를 여는 가교’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발제문을 통해 "남북 군사합의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에 전혀 진전이 없음에도 우리의 안보태세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공격용 무기는 줄이고 감시정찰 장비를 확대한다는 군비통제의 초보적 원칙도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도 "군사합의서가 방어자인 한국군의 감시·정찰·조기경보 능력을 제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토론회를 마친 뒤 대국민 성명서와 대정부 질의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 안보단체인 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는 군사합의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향군은 지난 19일 ‘정부의 비핵화 정책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마치 군이 대비태세를 약화시킨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을 무능력한 집단으로 매도하거나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선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향군이 일부 보수 쪽에서 나오는 의견을 선동이라고 몰아붙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향군은 "군사전문가들이 각자의 주관을 가지고 정부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라면서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북한의 비핵화 추진 과정을 이념논리나 정치논리로 폄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향군은 특히 "우리가 핵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의 핵을 폐기시키기 위해서는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협의과정이 불가피함을 수용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라는 의문을 기정사실화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근본적으로 시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직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는 군사합의와 이행 속도에 우려를 표명한다. 군사조처가 다른 분야의 교류협력 진전보다 과도하게 앞서나가고 있어 본말이 전도됐다는 것이다. 성우회는 군사합의 이행에 대해서도 과거 사례를 볼 때 남북이 수차례 합의에도 불구하고 신뢰 구축에 실패했다는 점을 들어 확인과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남북 군사합의에 대한 예비역 단체들 사이에 이견이 불거지자 국방부도 난감해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전직 국방장관들과 성우회, 향군 지도부를 직접 만나 남북 군사합의 내용과 이행 과정을 설명하고 지지와 성원을 부탁했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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