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정일 여인 김옥, 장성택 연루돼 가족들과 함께 수용소행"
김정일 전용차도 탄 '문고리 실세'
장성택 가문과 '거래' 드러나 몰락
아버지·남동생·여동생까지 수감
김정은, 부친 챙긴 김옥 살려둔 듯
이 당국자는 “다양한 정보를 종합한 결과 그가 장성택 사건에 연루돼 2014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것으로 결론지었다”며 “현재 살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보안을 이유로 어느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단 김옥이 정치범 수용소로 갈 때 아버지(김효), 남동생(김균), 여동생(김옥경) 등 일가족 모두가 함께 수감됐다고 한다.
김옥은 김정일 위원장 생존 때 국내 현지지도는 물론 해외출장에 동행하며 김정일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는 그림자였다. 특히 중국 방문(2011년 5월) 때는 김정일 위원장의 전용차량을 함께 탔을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 옆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 때문에 김옥은 대외적으론 비서인 기술서기였지만 실상은 김정일 위원장의 넷째 부인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차량 동석 장면을 통해 김옥은 김정일 위원장 생전에 그를 지근거리에서 챙기는 확실한 문고리 권력임이 확인됐다. 김정일 위원장 사후 김옥의 거취가 관심을 끌었던 이유다.
홀로 남은 김옥의 운명에 대해선 ‘건재’와 ‘바람 앞의 등불’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일부 북한 전문가 사이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를 살뜰히 모신 김옥을 쉽게 내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에 다른 쪽에선 새로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을 뒷받침하는 신진 그룹들에겐 김옥이 걸림돌로 보일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김옥의 아버지 김효는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기 전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으로 승진해 노동당 금고지기를 했고,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현 금수산태양궁전) 재정도 담당했다. 김일성종합대 평교수였던 김균 역시 2000년대 40대 나이에 이 학교의 제1부총장에 올랐다. 김옥의 여동생인 김옥경의 공식 직책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김옥경은 장성택의 외동딸 장금송(장금성이라는 설도 있음)이 2006년 유학 중이던 프랑스에서 그가 자살할 때까지 룸메이트 역할을 하며 돌봐주는 임무를 했다고 한다. 김옥 가문과 장성택 가문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김옥은 김정일 위원장을 챙기고, 여동생인 김옥경은 장성택의 딸 금송의 벗 역할을 한 셈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그의 친척이나 부하 등 상당수 관련자가 처형당했지만 김옥은 이를 비껴갔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김옥이 김정일 위원장을 챙겼던 점을 감안해 처벌은 하되 처형자 명단에선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시간이 지나 자신의 포용력을 과시하거나 정치적 필요성이 있을 경우 김옥을 복권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은 2013년 중반부터 장성택을 내사해 그해 11월 18일 가택연금했다. 수하였던 이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은 체포해 처형했다. 이어 종파행동 및 반당반혁명 혐의로 장성택을 모든 직책에서 해임한 뒤 재판을 거쳐 12월 12일 처형하고, 장성택 일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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