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머리띠를 두른, 택시기사들 단체로 술판"..뿔난 시민들 '싸늘' [김기자의 현장+]
“집회야 그렇다고 해도 거리가 온통 쓰레기 천지입니다. 집회인지 술판인지 구분이 안 가요."
택시 단체들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2차 대규모 집회를 열고 카풀 앱 영업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현 정부는 택시를 적폐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택시를 개혁하겠다고 한다”며 “우리는 적폐 세력이 아니라 정당한 투쟁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고 집회 취지를 설명했다.
시민은 택시 업계 주장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여의도 직장을 둔 김모씨는 “고질적인 승차거부, 불친절 등 택시기사들의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 이것을 그대로 방치한 채 자기들 이익에만 매달리는 모습에 공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단체가 실력 행사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고질적인 서비스 질 개선이 선행 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 빨간 머리띠에 두르고 술판…거리는 온통 엉망진창
여러명이 어울려 술을 마시면서 마치 유원지에 온 것처럼 큰소리로 웃기도 했다. 하지만 딱히 재제 하는 이가 없었다. 술을 마신 이후 주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벤치 밑이나 나무 뒤에 쓰레기를 버리기까지 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채 남은 음식물을 그대로 버리거나 흡연행위, 담배꽁초, 가래침을 뱉는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이 벌이고 간 음식물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오물들이 경사면을 따라 흘려내려 악취까지 풍겼다. 먹다 남은 음식물을 일반 봉투에 싸서 그대로 버리는 바람에 인도나 탁자 등은 검은 때로 얼룩져 있었다.
◆ 한번 쓰고 버려지는 물품…집회 끝, 남은 것은 쓰레기뿐
택시노조들이 몰린 서울 여의도동 일대는 그야말로 쓰레기 천국이 됐다. 집회가 끝나자 한쪽에는 집회 도구 용품이 나뒹굴었다. 행사 피켓, 붉은 머리띠 집회용품뿐 아니라 종이컵, 컵라면 용기, 스티로폼 도시락, 술병, 먹다 남긴 음식물까지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붉은 머리띠나 피켓 도구 등을 인도나 인근 공원 나뭇가지에 걸려 있거나 수북이 쌓여 있었다. 조합원 일부는 침을 뱉으며 담배를 피웠다. 보행자들은 담배 연기를 피해서 다른 길목으로 우회하거나 빠름 걸음으로 지나가야만 했다.
환경미화원들이 집게로 쉴 새 없이 쓰레기를 주워 담고 있었다. 환경미화원들이 두고 간 대형 쓰레기봉투에는 행사용 물품으로 버려져 있었다.
이날 인근 카페에서 일한다는 한 주민은 “머리띠를 하고 계시는 분들 때문에 일반 손님은 받을 수가 없어요. 영업장 내부가 집회에 참가자들이 있으면 손님들은 보자마자 나가버린다”고 했다. 이어 “집회 참가자들이 담배를 많이 펴 가게 앞에서는 가래침과 담배꽁초가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에 직장을 둔 이모씨는 “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비흡연자들은 담배 냄새가 불쾌하다”며 “침과 함께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그 택시기사분은 아니겠지라며 위안해 본다”고 비판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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