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사랑해 우리 딸"..16살 투신 여중생 유족 '눈물의 편지'

한승곤 2018. 1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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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A(16)양이 지난 7월 아파트 3층 자신의 방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모가 딸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유족은 딸의 투신 배경을 같은 중학교 남학생, 다른 고등학교 남학생, 또 다른 고교에 다니는 남학생 총 3명에 의한 협박, 성폭행으로 보고 있다.

유족은 딸에 대해 행복한 기억만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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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캐릭터 좋아하고 아이돌 좋아하던 평범한 소녀
로봇 공학자와 간호사 꿈꿔, 좋아하던 과목은 국어
딸 카톡 문구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유족 "아빠·엄마 가슴 속에 묻어둘게.."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보기만 해도 기분 좋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봐도 흐뭇하고 예뻤습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A(16)양이 지난 7월 아파트 3층 자신의 방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부모가 딸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유족은 딸의 투신 배경을 같은 중학교 남학생, 다른 고등학교 남학생, 또 다른 고교에 다니는 남학생 총 3명에 의한 협박, 성폭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유족은 딸에 대해 행복한 기억만 꺼냈다. 그러면서 문득 미안함과 그리움에 힘들어했다. 아버지는 딸이 태어나던 감격에 대해서는 “비가 많이 쏟아지는 날, 태어났고 그저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기억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 유족은 딸과 함께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여행을 못 가다가 이번 여름에 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딸과 가족끼리 같이 한 최근 기억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숨진 A양의 방. 사진=유족 제공

“우리 딸 꿈은 로봇 공학자였습니다”

유족은 “딸이 기계 만지는 걸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족의 권유로 간호사에 대해 조금씩 진로를 결정하고 있었습니다.”며 좋아하는 과목에 대해서는 “국어를 좋아했고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딸이 주로 읽은 책에 대해서는 “사춘기라 로맨스 소설을 좋아했고 역사서도 좋아했습니다”며 “여학생이라 예쁘게 생긴 걸 좋아했는데 요즘은 카카오캐릭터를 좋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생전 딸이 가장 좋아하던 인형. 곰돌이 인형은 5살 때 선물 받았다. 유족은 많은 인형중에서 이 두 인형을 제일 좋아했다고 전했다.사진=유족 제공

딸이 듣던 노래에 “요란스럽게 좋아하는 티는 내지 않았지만 자기가 괜찮다고 하는 노래나 가수는 저에게 들어보라고 음원을 알려줬습니다.”라며 “최근에 추천해준 아이돌 가수는 아스트로였습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딸은 성격 좋고 집안 분위기 메이커였습니다”라며 “재미없는 아빠가 말해도 까르르 잘 웃어주고 잘 들어주던 딸이었습니다”라고 떠올렸다.

유족은 스스로 목숨은 끊은 딸을 떠올릴 때 너무 고통스럽고 또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딸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그대로 싣는다.

숨진 A(16)양. 사진=유족 제공

딸에게.

비가 많이 오던 날 갑작스레 아빠·엄마에게 OO이가 왔던 날이 생각난다.

쭈글쭈글 얼굴, 꽉 쥔 손…. 정말 신이 주신 선물에 아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단다.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그리고 무럭무럭 커가는 너의 모습과 9개월 때 아빠가 퇴근하고 오면 아빠 근처에서 맴돌며 좋아하던 너의 모습이 선하다.

초등학생, 중학생이 되어도 아빠가 퇴근하고 오면 반갑게 인사해주는 OO이가 없다는 게 아직도 아빠는 믿을 수가 없단다.

아니 이 기쁨을 빼앗아간 신을 원망한단다.

넌 아빠의 존재 이유였고, 네가 웃는 모습만 봐도 좋고, 너의 체취, 투정 다 좋았단다.

너를 잃고 엄마·아빠는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단다.

그러나 너의 억울한 사연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 생각되고, 남은 가족들 때문에 이 모진 삶을 조금 더 연명할 뿐이란다.

왜 그날, 카톡 프사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이라는 문구를 올렸니...

아빠는 네가 다시 태어나도 잘못이 많고, 널 지키지 못한 아빠·엄마 딸로 절대로 태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 태어난다면, 더 좋은 부모와 환경에서 태어나길 빌게….

아빠, 엄마의 가슴 속에 묻어둘게….

하늘나라에선 아픔이 없겠지…?

영원히 사랑한다. 우리 딸 OO아…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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