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한복판서 "김정은 팬클럽 모집..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손덕호 기자 2018. 11.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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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한복판서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최근 종북성향 단체 우후죽순 늘어나
시민들 "제 정신 아니다" 냉소적 반응

"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열렬한 팬입니다. 팬클럽을 공개 모집합니다.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

평양이 아니다. 26일 오후 2시 40분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런 외침이 울려 퍼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위인맞이환영단’ 김수근(35) 단장은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여러분도 곧 (김정은을) 좋아하실 겁니다"라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시민들은 "미친X"이라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대낮에 도심 한 가운데서 저 짓거리 하는데 경찰은 뭐하느냐"고도 했다.

26일 오후 ‘위인맞이환영단’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손덕호 기자

이날 마이크를 넘겨 받은 김 단장은 "(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을 굉장히 좋아한다. 정말 훌륭한 위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정상회담에서) 본 김정은 위원장님은 겸손하고 배려심 많고 결단력 있고 배짱 좋고 실력 있는 지도자였고, 우리 민족의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려는 강력한 의지까지 갖고 있었다. 거기에 유머러스까지 한데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만 봐도 김정은 위원장님이 위인임을 알 수 있다. 깡패국가 미국이 북한 요구에는 쩔쩔맨다"며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 자존심을 지키면서 당당한 자주국가를 만들어낸 북쪽 동포들과 김정은 위원장님께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위인맞이환영단은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다. 최근 김정은 환영단체는 우후죽순 결성되는 추세다. 앞서 ‘백두칭송위원회’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 ‘서울시민환영단’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환영 청년학생위원회’가 발족됐다. 이들은 모두 종북(從北)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날 광화문 광장을 지나가던 시민 대다수는 "불쾌하다"는 반응이었다. 위인맞이환영단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김모(62)씨는 "완전히 정신이 나가서 헛소리를 한다"고 했고, 홍모(25)씨도 "김정은 좋아하는 건 자유지만, 왜 여기에 나와서 떠드는지 모르겠다. 공산당이 좋다니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35)씨도 "서울 한복판에서 공산당을 찬양한다니 기가 막힌다. 당장 수사에 착수해 종북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위인맞이환영단’이 제작한 김정은 서울 방문 환영 포스터./ 위인맞이환영단 페이스북

위인맞이환영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님 환영 지하철 광고 추진’ △자기 집과 동네에 ‘김정은 위원장님 서울 방문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현수막 걸기 △김정은 국무위원장님 환영 스티커 붙이기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추가 회원 모집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앞선 이날 오후 2시에는 한국청년연대 회원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 남북정상회담 환영 청년학생위원회 발대식’을 개최했다. 청년학생위는 전국 청년 단체 106개가 모인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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