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① 교도소 브로커의 고백 "특별면회도 거래..1회당 100만 원"

이세중 2018. 11. 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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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도소 독방을 쓰거나 가석방을 받아내기 위해 재소자와 교정당국간에 은밀한 뒷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 얼마 전에 전해드렸죠.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교도소 특별면회, 즉 칸막이 없이 자유롭게 만나는 특별면회를 성사시키는데도 어김없이 뒷거래가 있었습니다.

돈 받고 교도소 특별면회를 성사시켰다는 한 브로커의 증언을 이세중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10분 동안 진행하는 교도소 일반 접견, 반면 특별면회라 불리는 '장소변경접견'은 소파가 마련된 별도의 장소에서 칸막이 없이 약 30분간 진행됩니다.

이 특별한 면회는 반드시 교도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일반 수감자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성사된 특별면회는 전체 면회의 0.2%에 불과했습니다.

취재진은 직접 특별면회를 알선했다는 브로커 A씨를 만났습니다.

A씨가 특별면회를 원하는 수감자를 알아오면 또 다른 브로커 B씨가 교정본부 고위 간부에 부탁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뒷거래 비용은 1회 백만 원이었습니다.

[브로커 A 씨 :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 우리 이렇게 경비 좀 쓰시죠, 라고 제안이 들어온 거야. 맨 처음에 돈 백이다 보니 백만 원이 이제 이렇게 정해지다시피 한 거지."]

이번엔 특별면회를 부탁한 사람을 만날 차례.

사기죄로 서울구치소에 구속된 동생을 대신해 피해자와의 합의가 필요했던 김 모 씨.

[수감자 가족/음성변조 : "동생하고 얘기를 해야지 알지. 사건 내용을 걔가 말을 해줘야 내가 합의를 해 버릴 수 있잖아. (일반 면회는) 몇 마디 하면 금방 10분이 가요."]

특별 면회 성사비 백만 원은 브로커 B씨에게 줬다고 말합니다.

[수감자 가족/음성변조 : "밖에서 돈은 드렸죠, 주차장에서. 그냥 잘 부탁드린다고만 하고 그렇게 돈만 주고 저는 왔죠. 일주일 됐나? 그러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특별면회 총무과 가서 하라고..."]

취재진이 증거를 댈 수 있냐고 하자 특별 면회를 했다는 접견 조회 기록까지 떼어와 보여줍니다.

1년 동안 5차례나 돈을 주고 특별 면회를 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구속된 지인의 재판을 돕기 위해서였다는데, 서울구치소에서 시작된 특별면회는 안양교도소로 옮긴 뒤에도 계속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현금과 함께 선물도 건넸습니다.

[수감자 지인/음성변조 : "선글라스, 양주, 향수, 많이 갖다 드렸지. 그쪽에서 예약을 하면 몇 월 며칠 날 한 시에 거기 가면 접수가 돼 있는 거죠."]

로비가 들어가면 정식 신청 절차 없이도 특별면회가 가능했다는 얘기입니다.

브로커 A씨는 교정본부 고위 간부를 알아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브로커 A 씨 : "(브로커 B 씨가) 자기하고는 뭐 둘도 없는 사이고, 교도소 내에서 일은 뭐든지 다 해결을 하는 사람이니... 일반인은 몰라도 교정본부 OO과장이면 전국 교도소 OO과장 중에 왕이야."]

이제 브로커 B씨를 만날 차례입니다.

B씨는 문제의 교정본부 간부와 아는 사이인 것은 맞지만 불법 거래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브로커 B 씨/음성변조 : "이러한 사실들이 저쪽 제보자와 거의 95%가 전부 다 조작이에요. 전혀 기억에 없는 사람들이야."]

끝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교정본부 고위 간부를 만났습니다.

모두 거짓이라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교정본부 고위 관계자/음성변조 : “말도 안 되는 루머에, 솔직히 소문같은 이야기에 어떤 사람 사기 친 거 가지고...”]

이번 제보는 브로커 A씨와 B씨의 갈등에서 불거져 나온 겁니다.

다만 A씨는 자신의 처벌도 각오하겠다며 검찰에 B씨를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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