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나리오서 英경제 '브렉시트 충격'..집값 30% 떨어진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내년 3월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앞둔 영국 경제가 EU와 어떤 합의를 이루더라도 심각한 충격을 받게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악의 경우 내년 경제가 8%가량 위축되고 집값이 30% 떨어지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제1차 세계대전 직후를 웃도는 불황이 예상된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8일(현지시간) 브렉시트 보고서를 통해 영국이 내년 3월29일 이후 별도의 합의나 전환기 없이 '무질서한(disorderly) 브렉시트'를 단행할 경우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재 4.1%인 실업률은 내년에 7.5%까지 치솟고, 주택가격은 30% 급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국내총생산(GDP)는 전년대비 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감소폭인 6.25%를 웃도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 경기침체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 역시 25%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인플레이션은 6.5%로 치솟아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영란은행은 이 같은 노딜(no deal) 브렉시트 시나리오 하에서 영국이 EU 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관계를 모두 상실하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따르고 국경지역에서 혼란을 겪을 것으로 바라봤다. 단기 충격 이후 2023년께나 경제성장이 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브렉시트의 영향은 영국 경제의 개방성 감소효과와 방향, 규모, 속도 등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영란은행은 영국과 EU 내 관세와 무역장벽이 도입되는 '지장을 주는(disruptive) 시나리오'에서도 영국 경제가 단기 충격을 받은 후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가디언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사이, 새로운 무역관계로의 전환기간을 갖지 못한 채 EU와의 협상에 실패하게 되면 즉각적인 경제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영국 재무부 역시 시나리오에 따른 브렉시트의 경제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노딜 브렉시트 시 15년 후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규모는 최대 9.3%에 달했다. 특히 메이 내각이 추진해온 체커스계획에 따른 브렉시트 시나리오이자 현 합의안과 가장 비슷한 형태의 브렉시트가 이뤄진다하더라도 GDP 규모는 EU에 잔류할 경우보다 3.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EU가 요구하는 캐나다 플러스식 무역협정을 체결하더라도 GDP 감소규모는 EU 잔류 대비 최대 6.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현재와 마찬가지로 영국과 EU 간 교역에 무역장벽이 세워지지 않고 이동의 자유가 유지될 경우 GDP 감소폭은 0.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어떤 시나리오라하더라도 경제적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정부측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가디언은 "정부의 공식 전망에서도 모든 브렉시트 시나리오에서 두드러지게 악화됐다"며 "가장 나은 체커스계획 시나리오에서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어떤 종류의 브렉시트라도 영국 경제에 손상을 가할 것"이라면서도 "EU와의 합의안이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제3국과의 무역협정, 수역 통제권 등 정치적 혜택도 있을 것"이라고 의회 비준을 촉구했다.
반면 합의안에 반발해 온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브렉시트 협상 분석은 무의미하다"며 의회 비준에서 막힐 것임을 자신했다. 노동당의 예비내각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존 맥도넬 의원 역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는 필연적"이라고 반발했다. 메이 내각은 다음달 11일 의회에서 합의안 표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 25일 임시EU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탈퇴조건 등을 중심으로 한 합의안과 미래관계 정치적선언을 공식 추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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