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다 어쩌나" 치킨집도 멘붕..KT 화재 피해 진행 중

조인우 2018. 11. 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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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피해상황 고발 기자회견
"주문한 닭 폐기처분..치킨집 사장 멘붕"
"전화 언제 될지 몰라 미리 주문도 못해"
"土 매출 280만원 옷가게, 24일엔 '제로'"
"외식업, 일주일 장사 못하면 그 달 망해"
"KT는 복구 됐다지만 현장 거의 전쟁터"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소상공인연합회가 30일 서울 충정로역 'KT 불통 피해 소상공인 신고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피해복구를 촉구하고 있다. 2018.11.3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여파가 5G 상용화를 하루 앞둔 30일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서울 충정로역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이후 KT의 지속적인 불통을 규탄하고 실효성 있는 보상을 촉구했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찾은 치킨집 사장님이 '멘붕'에 빠져 있더라"며 인근 외식업자들의 피해 사례를 전했다.

이 회장은 "닭고기를 받으면 유통기한이 2~3일인데 배달 주문도, 손님도 안 와서 식재료를 전부 폐기처분하게 생긴 상황이었다"며 "언제 전화선이 연결될지 모르기 때문에 재료를 미리 주문해 둘 수도 없고 망연자실한 상태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식업은 대체로 임대사업자이기 때문에 일주일 간 장사를 안하면 그 한 달은 망하는 달로 봐야 한다"며 "현재까지 장사를 못하고 있는데도 KT는 언제 사태가 수습되는 지 얘기해 준 적도 없다. KT의 완전한 갑질이라고 본다"고 규탄했다.

피해 신고를 위해 현장을 찾은 한 자영업자는 "충정로역 인근 지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유선 전화가 잘 안 된다"며 "연말이고 하니 전화로 예약이 많이 들어올 텐데 그런 주문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인 PC방은 사실상 영업 중단 상태로 전해졌다.

이상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서울지부장은 "PC방은 거의 주말 장사라고 보면 되는데 안 그래도 장사가 잘 안 되는 상황에서 24일 오전부터 완전히 불통이 됐다"며 "지금까지 그 피해를 보고 있다. KT에 적극적인 보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말 젊은이들이 모이는 홍대와 합정 등 번화가 피해 역시 막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정역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은표씨는 독막로 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씨는 자신의 가게를 비롯한 5개 영업장의 지난 3개월 간 토요일 평균 매출과 불이 난 지난 24일 매출을 비교한 자료를 들고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상점에 전날 발생한 KT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 불량으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함을 알리는 문구가 붙어 있다. 2018.11.25.mangusta@newsis.com

이씨에 따르면 자신의 가게 인근에 위치한 한 옷가게는 올해 9월1일 토요일 280여만원의 카드 매출을 기록했는데 지난 24일에는 옷을 한 벌도 팔지 못했다. KT 아현지사 화재로 카드 결제가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이씨는 홍대 상인회와도 논의해 피해대책위를 확대하고 피해 상황을 취합해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KT를 향해 ▲조속한 피해복구와 보완대책 즉각 실시 ▲황창규 회장의 즉각 사퇴 ▲소상공인연합회와 공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명확한 실태조사를 촉구했다. 정부와 국회를 향해서는 ▲재난지역 선포에 준하는 대책 마련 ▲KT에 무과실책임 요구 ▲실효성 있는 집단소송제 법제화 착수 등을 요구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KT는 계속 복구가 됐다고 하는데 현장은 거의 전쟁터"라며 "지금까지 피해가 막대한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언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몰라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데 KT도, 정부도 뚜렷한 대책이나 성의 있는 답변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 한번도 이 신고센터에 와서 성의를 보여준 적도 없고, 각 업소에 위로의 말 한마디 없다. 상품을 팔 때는 엄청 드나들더니 이렇게 성의 없는 모습에 분노와 허탈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8일부터 충정로역 인근에 'KT 불통 피해 소상공인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현장에서 접수된 피해 건수만 100여건, 온라인과 전화를 통해 들어온 피해 접수는 50여건에 달한다.

최 회장은 "보상만큼 중요한 것은 KT가 빨리 복구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고 성의있는 자세로 복구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렇게 문제제기를 하는 데도 제대로 된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황 회장과 임원들의 즉각적인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jo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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