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 인간' 피해 밤으로.. 야행성 돼버린 포유동물 [S스토리]
미국 예일대 생태학자 조슈아 다스킨 등 연구팀은 전쟁과 가뭄, 동물보호구역, 인간의 인구밀도 등 10가지 요인을 놓고 약 65년간 아프리카 대륙 동물 36종의 개체 수 변화 자료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평화 시에는 야생동물 개체 수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크든 작든 전쟁이 일어나기만 하면 그 개체 수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전쟁이 잦으면 잦을수록 포유동물 개체 수는 급격히 떨어졌다. 인간이 저지르는 전쟁으로 야생동물 개체 수가 급감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다스킨은 전쟁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유혈 사태가 빚어지지 않았더라도 전쟁이 벌어진 해마다 포유동물 가운데 35%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교전이나 지뢰 폭발 같은 물리적 충돌보다 전쟁으로 인한 사회 및 경제 여건의 변화가 동물들의 생존에 주로 악영향을 미쳤다. 전쟁의 포화 속에 굶주린 사람들이 값비싼 코끼리의 상아를 노리거나 먹잇감으로 보호 대상 동물 사냥에 나서는 식이다.
인간을 피해 밤에 먹이를 찾고 있는 동물들. 낮에 활동하는 포유동물들이 인간을 피해 야행성으로 변하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디언 캡처 |
“동물 복지를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동물도 법적 독립체 또는 법적 인간의 지위에서 논의돼야 한다. 동물을 단순한 소유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동물보호단체인 페타(PETA) 회원들이 지난 9월1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모피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LA시의회는 모피제품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
인도와 유럽 사례 모두 동물권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 동물들이 차에 치이거나 포획돼 팔려나가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말레이시아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탄절 전날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라왁주의 한 시장에선 열다섯 토막이 난 태양곰(말레이곰) 사체가 매물로 등장했다. 태양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 취약종이자 현지법상 포획이 금지된 동물이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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