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일본군 인육사건..청년 부시, 희생자 될 뻔 했다

채인택 2018. 12. 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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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2차대전 해군 조종사 참전
일본군 인육 사건 희생자 될 뻔
44년 9월 일본 남쪽 해상 추락
4시간 표류 미군 잠수함 구출
전우들은 일본군 포로로 잡혀
45년 2월 회식 자리에서 타살
군의관이 장기 적출해 안주로
전후 일본군 5명에 사형 선고
11월 30일 세상을 떠난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마지막 미국 대통령으로서 참전 중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아찔한 사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부시는 태평양 전쟁에서 발생한 최악 엽기사건의 희생자가 될 뻔했다. 일본군이 재미 삼아 미군 포로를 때려죽이고 장기를 적출해 술자리에서 구워서 안주로 나눠 먹은 잔혹한 인육 사건이다.
1944년 9월 2일 일본 남쪽 해상에서 추락해 4시간 동안 해상에 표류하던 미 해군 함재기 조종사 조지 HW 부시 중위가 인근을 지나던 미 해군 잠수함에 의해 구출되는 장면이다.부시 중위는 당시 부상을 입어 전상자가 받는 퍼플 하트 훈장을 받았다. 11월30일 세상을 떠난 부시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마지막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입대 당시 그는 예일대 입학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위키피디아]
부시는 2차대전 중 미 해군 조종사로 참전해 항공모함 함재기의 조종사로 근무했다. 그런데 부시 중위가 몰던 뇌격기(적 함선으로 다가가서 어뢰를 발사하는 폭격기)가 항모에서 출격해 작전을 펴던 중 1944년 9월 2일 일본 남쪽 해상에서 격추됐다. 다른 승무원들과 함께 낙하산으로 탈출한 부시는 해상에서 4시간 동안 표류하다 수상으로 떠오른 미 해군 잠수함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 구출 장면은 사진으로 남아있다.
태평양 전쟁에 참전한 조지 HW 부시 중위가 몰던 그루만 TBF 어벤저 뇌격기가 어뢰를 발사하는 모습. [위키피디아]
조종사인 부시 중위는 행운이었다. 뇌격기의 나머지 승무원들은 일본군에 붙잡혀 인근 오가사와라제도의 지치섬(父島)으로 끌려가 포로 생활을 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난 1945년 2월 23~25일 모두 잔혹하게 살해됐다. 장군을 포함한 일본군 장교와 병사들이 재미 삼아 미군 포로를 때려죽이고 간을 구워 먹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조지 HW 부시의 아버지인 프레스컷의 묘비. 예일대를 졸업하자마자 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프레스컷의 묘비엔 군인(soldier)이란 단어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위키피디아]
현지 여단장 다치바나 중장, 대대장 마토바 대좌가 군의관을 시켜 미군 포로의 장기를 적출하고 부하들에게 인육 먹도록 지시했다. 일본군의 조사 결과 당시 현지엔 식량이 모자라지 않았고 다만 일본군 27명이 회식을 하며 여흥으로 포로들을 때려죽였고 술안주용으로 포로의 간을 꺼내 구워 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후 벌어진 재판에서 인육 회식 사건에 가담한 일본군인 5명에게 사형을, 5명에겐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 도중 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호출을 받고 불려와 회식 자리 술안주로 구워먹도록 포로들의 장기를 의료기구로 적출한 군의관은 4년형을 선고받았다.
사형 선고를 받은 주동자급 범인들은 감옥에 수감된 동안 미군 간수는 물론 다른 일본인 수감자로부터도 매일 같이 “인간이 아니다”라는 소리를 매일 들으며 구타를 당하다 초주검 상태에서 교수대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10월 21일 미국 텍사스주 컬리지스테이션에서 열린 허리케인 피해자 돕기 컨서트에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버락 오마바, 조지W 부시, 빌 클린턴(왼쪽부터) 등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이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지난달까지 다섯 명이 생존했던 미국의 전직 대통령은 11월 30일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별세로 네 명이 됐다. 조지 HW 부시와 동갑인 카터가 94세로 생존 대통령 가운데 최연장자다. [AFP=연합뉴스]
1945년 일본 남쪽 바다에서 하마터면 일본군 회식 자리의 술안주가 될 뻔했던 미 해군 조종사 조지 HW 부시 중위는 2018년 11월의 마지막 날에 세상을 떠났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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