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공서 24시간 태풍 추적할 '천리안 2A호' 5일 새벽 우주로
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인 기상관측위성 ‘천리안 2A호’가 오는 5일 새벽 발사된다. 발사 2주 후 천리안 2A호가 정상적으로 지구 상공 3만6000㎞ 정지궤도에 안착하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한국은 24시간 한반도 주변 기상과 우주 기상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상청은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 2A호를 12월 5일 오전 5시 40분경(현지 시간 4일 오후 5시 40분경)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천리안 2A호는 이날 인도의 통신위성인 ‘GSAT-11’과 함께 프랑스의 우주발사체 ‘아리안 5ECA’에 실려 발사된다.
천리안 2A호는 지난달 초 발사대가 있는 기아나 우주센터로 옮겨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은 현지에서 최근 50여 일 동안 기능 점검, 연료 주입 등 사전 발사 준비 작업을 무사히 완료했다. 현재 천리안 2A호는 아리안 5ECA 로켓에 탑재된 채 발사대기 중이다. 만에 하나 발사장 현지 기상 악화 등이 발생할 것에 대비한 발사 예비일은 예정된 발사일 하루 뒤인 12월 6일로 정해졌다.
천리안 2A호는 2010년부터 운용 중인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 1호’를 대체할 쌍둥이 위성 2기(2A, 2B) 중 하나다. 천리안 1호와 마찬가지로 동경 128.2도, 적도 상공 3만6000km 정지궤도에 고정된 채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시아, 호주를 아우르는 지구 절반 면의 기상을 관측한다. 통신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고에너지 태양 폭풍, 복사에너지 등 우주 기상도 24시간 주시한다. 크기는 3.0×2.4×4.6m, 발사 중량은 3.5t이다.
천리안 2A호는 발사 후 34분경 발사체에서 분리되고, 이어 발사 후 40분경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주 동가라의 지상국과 첫 교신을 시도한다. 항우연 관계자는 “이때 천리안 2A호가 정상적으로 목표 전이궤도인 타원궤도(고도 250~3만6000㎞)에 안착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리안 2A호는 타원궤도에서 총 5회의 엔진분사 과정을 거쳐 2주 뒤 최종 목적지인 정지궤도에 도달하게 된다. 기상청은 6개월간의 초기 운영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천리안 2A의 본격적인 기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천리안 2A호는 천리안 1호보다 공간해상도가 4배 향상된 고화질 컬러 영상을 10분마다(위험기상 시 2분마다) 지상에 전달한다. 데이터 전송 속도도 18.5배로 빨라졌다. 태풍의 경로는 물론이고 강도, 지역별 예상 강우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천리안 1호의 흑백영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구름과 산불연기, 황사, 화산재 등을 구별할 수 있고, 기존에는 예보가 쉽지 않았던 국지성 집중호우도 최소 2시간 전 탐지할 수 있어 각종 재난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천리안 2A·2B호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이다. 항우연과 국내 33개 기업, 경희대가 공동 개발했다. 기상탑재체만 미국의 위성기업 해리스의 것을 사용한다. 천리안 2A·2B호 개발사업에는 2011년부터 내년 9월까지 총 7200억 원이 투입된다. 해양환경관측위성인 천리안 2B호는 내년 하반기에 발사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우주로켓용 액체엔진(75t급)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의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달 4일에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국내 첫 표준 소형위성 ‘차세대소형위성 1호’가 미국 스페이스X의 재사용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불과 일주일 사이 인공위성과 로켓 발사가 세 차례 이뤄지는 건 한국 우주개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스페이스X가 이번 발사에 사용하는 팰컨9 로켓은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로켓 가운데 최초로 세 번째 발사되는 로켓이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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