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9개월째 불길 활활, 포항 이상현상 "경제성은 없다" 결론

김윤호 입력 2018. 12. 2.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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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대잠동에 있는 불의 정원. 땅 속 천연가스로 24시간 불길이 치솟는다. [사진 포항시]
땅속 천연가스 분출로 1년 9개월째 불길이 솟는 경북 포항시 대잠동의 이상 현상은 관광자원으로는 활용이 가능하지만, 채굴 경제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포항시는 2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불길이 치솟는 땅속을 조사한 결과, 땅속 가스는 미생물 등이 분해돼 만들어지는 메탄가스로 매장량은 총 3만t 정도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3만t이 있지만 채굴하게 되면 30% 정도만 사용할 수 있어 실제 활용 가능한 가스는 1만t 정도라고 포항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50여만명의 포항 시민이 10일 정도 사용하면 고갈되는 양이다. 채굴·가스 발굴 후 이동 등의 부대 비용을 고려하면 땅속 가스 채굴은 경제성이 없다고 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불의 공원 안내판. [중앙포토]
이번 조사는 대잠동 인근 2곳의 땅을 파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유무선 탄성파 탐사도 병행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대잠동 지하에 6~7m 두께의 가스를 함유한 사암층을 확인했다. 불길은 강제로 끄지 않을 경우 8~10년은 지금처럼 불길이 솟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불길이 솟는 이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계속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포항시는 불길이 솟는 대잠동 일대를 '불의 정원'으로 조성했다. 불을 주제로 한 도심 공원이다.

공원 조성 이후 불길을 보려는 관광객은 꾸준히 몰린다. 박영미(39·대구시 달서구) 씨는 "비가 오고 태풍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달 구경을 다녀왔다. 정말 신기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투명 펜스를 불길 주변에 설치해 현장을 통제·관리 중이다. 추후 불길이 없어지면, 불꽃 모양의 조형물을 그 자리에 세울 계획이다.
불의 정원 통제 펜스. [중앙포토]
포항의 이상 현상은 지난해 3월 처음 발견됐다. 당시 포항시가 폐철도부지를 공원화하기 위해 이곳에서 관정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 이 불로 당시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이후 불길을 일으키는 땅속 가스의 정체를 두고 도시가스 배관에서 새어 나온 가스, 천연가스, 매립 쓰레기에서 나온 가스 등 다양한 의견이 분분했다.

포항시·한국가스공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1차 조사결과 땅속 가스는 도시가스가 아닌 천연가스로 밝혀졌다. 이후에도 불길이 계속 꺼지지 않고 솟아오르자, 지난해 9월부터 얼마나 많은 가스가 매장된 것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포항시는 채굴이 가능한 가스 매장량이 확인되면 민간 사업자를 선정, 가스 채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포항=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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