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의 제주해녀 숨비소리

Steve Jo 입력 2018. 12. 3. 07:22 수정 2018. 12. 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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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얼핏 들으면 바닷바람 같기도 한 이 소리가 이내 해녀들이 내쉬는 숨비소리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속 깊이 잠수했다가 올라온 후 내쉬는 숨비소리는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배출하고 산소를 들이마시기 위한 해녀들의 노력이다.

제주의 절경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위치한 성산 어촌계 해녀 작업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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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타프레스 - 2018/12/03 ]  제주 바다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얼핏 들으면 바닷바람 같기도 한 이 소리가 이내 해녀들이 내쉬는 숨비소리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물속 깊이 잠수했다가 올라온 후 내쉬는 숨비소리는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배출하고 산소를 들이마시기 위한 해녀들의 노력이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해녀들의 무리 지은 모습과 함께 숨비소리도 더 크게 들려왔다.

제주의 절경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 위치한 성산 어촌계 해녀 작업장을 찾았다.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들어오는 시간대에 찾아가 해녀들의 마무리 작업을 함께했다.

이곳 성산 어촌계 해녀들은 조를 이뤄 차례를 돌아가며 조업을 진행하는데 연간 약 90일 정도 물질을 진행한다고 한다. 각 마을마다 어촌계가 주변 어장에 대한 입어권을 독점하고 있기에 해녀회의 회원이 되어야만 합법적으로 물질을 할 수 있다.

물질은 성산 일출봉 주변 해역에서 진행하는데, 일반 관광객은 쉽게 볼 수 없는 일출봉의 뒷면까지 접근하니 해녀들의 특권이라면 특권이다.

하루에 5~7시간 정도를 바다에서 보내다 보니 춥고 힘들 법도 하지만,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해녀들은 숨 돌릴 기색도 없이 소라가 가득 찬 망사리를 뭍으로 끌어올린다. 가쁜 숨을 내쉬며 물안경을 벗은 해녀들은 보기에도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들이었지만 눈빛만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았다. 성인 남성 혼자서도 낑낑대며 들 정도로 무거운 망사리를 혼자서도 번쩍번쩍 들쳐 매는 해녀들의 모습은 그저 놀랍기만 하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망사리를 작업장에 내려놓은 후에도 쉴 틈은 없다. 장비를 정리하고 소라를 포대로 옮겨 담아 무게를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맞춰 작업장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갓 잡아온 해산물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상에 내놓기 위해 소라를 손질하다 보면 정리는 더욱 늦어진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신선한 소라를 맛볼 수 있고, 해녀 입장에서도 갓 잡아 올린 소라를 바로 판매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이득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자식을 키우고 집안 생계를 책임져 왔으리라.

제주도의 정체성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해녀 문화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 ‘Culture of Jeju Haenyeo(Women Divers)’ 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제주 앞바다에서 해녀를 볼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규 해녀의 유입은 정체되어있는 반면 기존 해녀의 고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기준 제주도에 등록된 총 3985명의 해녀 중 약 90%인 3564명이 60세 이상의 고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녀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존재한다. 귀덕2리 어촌계와 법환 어촌계에서 각각 해녀 학교를 운영하며 해녀 문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입학 경쟁률도 상당한데 한수풀해녀학교 같은 경우 약 70명을 뽑는데 500명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글- 강철웅

사진-Penta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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