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겨레

[단독]양승태 대법원, 일 전범기업 쪽 소송서류 감수해줬다

입력 2018.12.04. 05:06

'양승태 대법원'이 일제 강제노역 사건 재판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소송서류를 검토해준 정황이 드러났다.

'저울'을 들어야 할 대법원이 '원고'인 피해자의 주장은 외면한 채 '제3자'인 정부(청와대와 외교부)와 '피고'인 일본 전범기업(김앤장 대리) 쪽과 재판 진행을 '짜고 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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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전 차장, 강제징용 재판 때
일본 쪽 대리 '김앤장' 변호사 만나
대법 제출 의견서 지침 주고 수정
양 전 대법원장도 같은 변호사 접촉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첫 구속영장
사법농단 의혹 정점으로 지목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 둘째)과 박병대 전 대법관(왼쪽 셋째). 이정아 기자

‘양승태 대법원’이 일제 강제노역 사건 재판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한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소송서류를 검토해준 정황이 드러났다. 한-일 관계 파탄을 우려한 외교부 쪽 의견서를 감수해준 데 이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전범기업 쪽에 ‘소송에 유리한 서류를 내라’고 알려주고 다듬어주기까지 한 것이다. ‘저울’을 들어야 할 대법원이 ‘원고’인 피해자의 주장은 외면한 채 ‘제3자’인 정부(청와대와 외교부)와 ‘피고’인 일본 전범기업(김앤장 대리) 쪽과 재판 진행을 ‘짜고 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 혐의로 전직 대법관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사법사상 처음이다. ▶관련기사 4면

<한겨레> 취재 결과,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영장에는 2015년 5월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이 김앤장 송무팀을 이끄는 한상호 변호사를 직접 만난 사실이 포함돼 있다. 임 전 차장은 한 변호사에게 김앤장이 대법원에 제출해주면 좋을 의견서 작성과 관련한 지침을 전달했다고 한다.

실제 임 전 차장 공소장을 보면, 그즈음 행정처가 외교부 2차관 등과 접촉한 뒤 일련의 소송 지연 시나리오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 즉 ①피고 쪽 변호인으로부터 ‘정부 의견 요청서’를 접수하면 ②이를 외교부에 그대로 전달할 테니 ③이후 외교부가 전후 배상문제 처리 등과 관련한 외국 사례를 대법원에 제출하면 ④새로운 쟁점을 계기로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회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임 전 차장과 한 변호사의 만남은 ①번 단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당시 임 전 차장은 한 변호사에게 의견서를 작성해보라는 지침을 전달했고, 김앤장 쪽은 ‘외교부 의견서 제출 요청서’라는 소송서류를 만들어 임 전 차장에게 사전감수를 받았다고 한다. 임 전 차장은 서류 제목을 ‘요청서’에서 ‘촉구서’로 바꾸도록 하고, 내용에도 개정된 대법원 민사소송지침을 언급하라고 추가 지침을 줬다고 한다. 실제로 이듬해 10월6일 김앤장은 대법원에 외교부 의견서 제출 촉구서를 냈고, 외교부는 11월29일에 대법원에 의견서를 냈다.

이런 내용은 지난달 12일 검찰이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낸 곽병훈 김앤장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015~16년 한상호 변호사를 대법원 집무실과 음식점 등에서 세차례 이상 만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한 변호사가 재판 관련한 ‘주요 포인트’마다 임 전 차장을 만난 뒤, 다시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나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진 최우리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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