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나본 이재명 친형, 줄담배 피며 "난 머리좋아"
1997년 외환위기 전 일간지 기고도
2010년 성남시 모라토리엄 놓고 갈등
2012년엔 강제입원 의혹으로 논란
이 지사 측 "오래 전부터 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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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성남지부장이었던 재선씨
2016년 12월 9일 오후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셋째 형인 재선씨(당시 57세·2017년 사망)를 그의 성남 분당 회계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성남 지부장을 맡았을 때다. 당시 재선씨의 행보는 화제였다. 동생인 이 지사(성남시장)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 와중에 '사이다' 발언으로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혜성처럼 등장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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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토리엄 비판부터 관계 틀어져
재선씨는 이 지사와 갈등을 빚게 된 계기가 ‘시정 비판’ 때문이라고 전했다. 2013년 3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발음이 약간 부정확하게 들렸다. 그는 2010년 7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취임하자마자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모라토리엄 선언(성남시 재정 여건상 LH 등에 줘야 할 공공사업비 등 5200억원의 지급유예)을 놓고 벌인 비판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계사 입장에서는 ‘정치쇼’로 판단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옛 국토해양부 역시 모라토리엄 선언이 왜곡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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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향해 욕도, 줄담배 태워
재선씨는 이런 일련의 일들을 비교적 정연하게 순서대로 풀어 설명해줬다. 부인 박모씨가 곁에서 부연해주기도 했다. 당시 재선씨는 조울증 병력을 의식한 듯 “머리가 좋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비공으로 일하다 뒤늦은 25살의 나이에 건국대 경영학과에 진학, 3년 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재선씨는 강제입원 시도 의혹이 불거진 2012년 그해 말 M심리상담연구소에서 심리학적 평가를 받는데 지적 잠재력이 ‘최우수 수준’으로 나타났다. IQ 130~135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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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측 "오래전부터 조울증 증세 보여"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비교적 정상’이라는 심리학적 평가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팩트체크 자료에서 “(재선씨는) 2002년 조울증 치료를 받는 등 오래전부터 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조울증 주기가 짧아졌고 증세가 심해졌다”며 “강제진단 조치를 검토하던 2012년 100여 회 이상 공무원을 협박하고, 어머니에게 폭언·폭행 패륜을 저질렀다. 새누리당 의총난입 및 백화점 영업방해 등 자신은 물론 타인을 해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형제 갈등에 대한 이 지사의 시각은 다르다. 이 지사는 재선씨의 박사모 활동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적 있다. “(재선씨가) 시장 취임 후 ‘친형’임을 내세워 시정개입 이권청탁에 나섰다. 이를 차단하자 어머니를 이용해 저와의 연결을 시도했다”면서“(어머니가 들어주지 않자) 병든 노모를 살해협박에 이어 패륜폭언, 폭행상해까지 입혔다. 이권방해 했다고 보복하는 형님에게 이권 주면서 화해해야 할까?”라고 적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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