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숙대 '대자보 훼손' 중학교 사과..재학생 "진정성 없어"

윤다정 기자 2018. 12. 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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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의 한 중학교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캠퍼스에 게재된 페미니즘 대자보를 훼손한 사건에 대해 해당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오는 7일까지 Δ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을 수정하고 Δ대자보를 훼손한 남학생들의 자필 사과문과 인솔 교사들의 사과문을 첨부하며 Δ사건의 본질이 외부인의 대자보 훼손 사건임을 명확히 한 공문을 재발송할 것을 해당 중학교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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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일부 표현으로 동기 정당화..외부인 훼손이 핵심"
"중학생 장난에 '뿔난' 것 아냐..男이 女이야기 지운 사건"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명신관 앞에 게시된 페미니즘 대자보에 성적 욕설이 적혀 있다.(독자 제공) 2018.11.29/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서울 구로구의 한 중학교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캠퍼스에 게재된 페미니즘 대자보를 훼손한 사건에 대해 해당 중학교가 학생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재학생들은 "학교가 대자보의 일부 표현을 들어 가해 동기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5일 숙명여대 재학생 등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중학교는 전날(4일) 공문을 통해 "숙명여대 학생들의 참여형 게시판에 학생들이 비속어를 사용해 댓글을 쓴 데 대해 재학생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전 숙명여대 캠퍼스 투어에 참가한 몇몇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가 게재한 '탈(脫)브라 꿀팁 나누기' 대자보에 '지X', '응 A컵' 등의 욕설을 적어 대자보를 훼손한 사건이 일어났다.

중학교측은 "정확한 내용이 밝혀진 후 객관적 사실과 교칙에 의거해 엄정 처벌 및 전체 학생 대상 특별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이 '한국 남자 못생겼다' 등의 문구를 보고 문구를 남겼고 이를 발견한 인솔자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고 즉시 삭제 조치했으나 일부 남겨진 문구가 뒤늦게 파악됐다"는 것이 학교측의 주장이다.

훼손된 대자보는 '야, 내 찌찌에 간섭하지 마! 숙명 가슴 해방의 날을 제안하며'라는 제목의 대자보 옆에 게시된 '참여형 대자보'였다. 브래지어를 벗고 편안하게 생활하는 팁과 용기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재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펼쳐 보일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가치는 "여성들의 가슴은 남성의 그것과 같은 하나의 신체 부위일 뿐"이라며 "가치는 우리들의 가슴에 대한 사회적 억압에 맞서고자 '숙명 가슴 해방의 날'을 제안한다"며 게시 취지를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명신관 앞에 게시된 페미니즘 대자보에 성적 욕설이 적혀 있다.(독자 제공) 2018.11.29/뉴스1 © News1

중학교측의 공문 전달 직후 가치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 총학생회 등 재학생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 없이 급한 불을 끄려는 의도의 사과문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학생들은 "남학생들이 대자보를 훼손할 때 인솔 교사들은 이 행위를 방관했고 문제가 되는 표현을 삭제 조치했다는 이야기 또한 거짓"이라며 "대자보에는 남학생들의 훼손 자국이 총 6군데 그대로 남아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공문에서는 대자보의 일부 표현을 열거해 그 행위가 정당성 있는 행위라는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이 사건의 문제점은 남학생들이 숙명여대 학생들의 대자보를 훼손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는 7일까지 Δ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을 수정하고 Δ대자보를 훼손한 남학생들의 자필 사과문과 인솔 교사들의 사과문을 첨부하며 Δ사건의 본질이 외부인의 대자보 훼손 사건임을 명확히 한 공문을 재발송할 것을 해당 중학교에 요구했다.

이와 더불어 대자보 훼손 사건 공론화 직후 총학생실로 걸려 오는 협박성 전화와 관련, 숙명여대측에도 학내 보안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학생들은 "총학생회 상주인원들은 '우리를 잠재적 가해자로 몰면 진짜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미러링을 같이 해서 어느 한쪽이 끝장을 보자'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여자대학에서 페미니즘 대자보를 쓰고 그것을 떼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외부인 남성들의 숙명인 살해 협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숙명을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라"라며 "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보안을 강화하라"고 숙명여대측에 촉구했다.

이어 "이번 일은 중학생들의 치기어린 장난에 대학생들이 '뿔난 사건이 아니라 남성이 여성의 이야기를 지운 사건"이라며 "외부의 2차 가해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의 연대를 더 공고히 끌고 나가는 숙명으로 일보 전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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