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먹은 계란·두부, 저녁 꿀잠의 묘약이 됩니다

도쿄/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18. 12. 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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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일본 수면교육기구의 숙면 비법

지난달 25일 일요일 아침 일본 도쿄 연수센터빌딩 5층 강당에 기자를 포함하여 120여명이 '잠 잘자는 법'을 교육받으러 모였다. 일본수면교육기구(機構)가 주최하는 수면 건강 지도자 양성 코스다. 이비인후과·정신과·뇌신경학자 등이 모여 만든 수면교육기구는 도쿄·나고야·고베 등을 돌며 지금까지 51회 코스를 열어 수면 지도자 2000여명을 배출했다. 나이 들수록 숙면을 이루기 힘든데, 초고령 사회 일본에 그만큼 잠 못 자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수면 지도자는 주민센터, 노인홈, 요양 시설 등에서 건강 수면을 코칭한다. 이날 이뤄진 교육 중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수면 건강 행동 지침을 소개한다.

◇아침 빛과 식사가 밤수면 결정

수면은 과학이다. 잠은 햇빛으로 세팅되는 뇌 안 생체 시계와 매일 일정 시간 잠을 자려는 뇌 속 수면 항상성 본부의 합작품이다. 이에 햇빛과 '수면 본부 호르몬'을 조화시키는 생활 습관이 쾌면을 만든다.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6시간을 자도 낮에 졸리지 않으면 그게 적정 수면 시간이다. 하지만 수만명을 대상으로 수면과 사망위험률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7시간 수면(6.5~7.4시간)일 때 사망위험률이 가장 낮다〈그래픽〉. 이보다 적을수록, 많을수록 사망위험률은 올라간다.


아침에 생체 시계를 각성으로 켜는 스위치는 햇빛이다. 태양빛을 맞으며 잠에서 깨는 게 좋다. 적은 양의 햇빛도 눈꺼풀을 뚫고 뇌를 자극하기에 잘 때 커튼을 10㎝ 정도 열어 놓고 자길 권한다. 기상 후 2시간 이내 밖으로 나가 햇빛을 많이 쬐면 생체 시계는 기상 후 15~16시간 뒤에 졸음을 유발하여 자연스럽게 수면에 이르게 한다. 비 오는 흐린 날도 실외가 전기 조명으로 환한 실내보다 수 배에서 수십 배 빛의 양이 많다.

아침 식사 때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을 많이 먹어야 한다. 트립토판은 콩·두부·낫토·살코기·계란·참치 등에 많다. 섭취된 트립토판은 낮에 햇볕을 받아 세로토닌으로 바뀌고, 밤에는 수면을 유도·유지하는 멜라토닌으로 전환된다. 매일 아침 식사를 하면 소화 활동을 하는 배 안의 '배꼽시계'도 작동되어 아침 각성에 상승효과를 낸다.

◇생체 시계와 맞물린 생활해야 쾌면

낮시간 중 오후 1~3시 사이에 각성도가 떨어지고 졸리다. 점심을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루 수면-각성 사이클상 그렇다. 이때 교통량은 적은데도 교통사고 건수는 새벽 다음으로 많다. 낮잠은 3시 이전에 20~30분 이내로 해야 밤 수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시쯤부터 다시 각성과 신체 능력이 올라가서 늦은 오후와 저녁에 최고가 된다. 이 시기 적절한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인다.

스마트폰·컴퓨터·TV 등에서 나오는 파란색 계열의 파장 블루라이트(blue light)는 각성을 유발하고 멜라토닌 생성을 차단한다. 밤에는 홍채가 커져 적은 양의 빛도 망막을 크게 자극한다. 이에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스마트폰에서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설정을 해야 한다. 집에서 밤에는 간접 조명이나 은은한 황색등을 쓰는 게 좋다.

밤에 체온이 서서히 떨어져야 멜라토닌 분비가 잘 된다. 밤에 체온 올리는 운동이나 격렬한 대화는 멜라토닌을 낮춘다. 밤에는 근육이 이완되는 은은한 음악과 향기가 권장된다. 자는 동안 약 90분 주기로 깊은 수면에서 얇은 각성 상태로 올라온다. 수면 시간을 꼭 줄여야 할 때라면 3시간이나 4시간반 자는 식으로 하면 깨어나기 쉽다. 숙면 초기에 성장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 항노화 효과도 있다.

수면 지도자 코스를 이끈 중부대학 미야자키 소이치로 교수는 "주말·일요일을 포함해 매일 일정 시각에 일어나 생체 시계 리듬과 맞게 햇빛 쬐기, 식사, 활동 등을 하면 누구나 쾌면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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