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물이 연료..생수 1병으로 보트 1시간 운행" 시연회 성공

2018. 12. 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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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500㎖만 주입하면 1시간 운항은 거뜬합니다."

권순철(42)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가 '워터 보트'의 물탱크 속으로 시중에서 산 생수 한병을 부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워터보트는 말 그대로 '물'을 연료로 하는 배다.

현 단계 기술로는 500㎖ 물로 300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해당 전력이면 워터 보트를 1시간 조금 넘게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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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권순철교수 개발 '수소 보트' 첫 시연회서 모습 드러내
권순철 교수(사진 왼쪽)가 수소보트 시연을 하는 모습 [차근호 기자 촬영]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물 500㎖만 주입하면 1시간 운항은 거뜬합니다."

6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요트계류장.

권순철(42)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가 '워터 보트'의 물탱크 속으로 시중에서 산 생수 한병을 부으며 자신 있게 말했다.

워터보트에 생수를 투입하는 장면 [차근호 기자 촬영]

'워터보트'는 권 교수가 개발 중인 보트 이름이다.

이날 요트계류장에서는 이 보트 시제품의 첫 시연 모습이 공개됐다.

워터보트는 말 그대로 '물'을 연료로 하는 배다.

구동원리는 주입한 물(H20)을 '수전해시스템'으로 수소(H2)와 산소(02)로 분해한 뒤 수소를 포집하고, 다시 수소를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이용해 대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생산해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여기에는 각각 세계 최초,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기술이 2개가 들어간다.

권 교수는 "수전해시스템을 사용해 수소를 만들어 동력을 얻는 시도는 세계 최초이고, 수소를 다시 합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를 선박에 이용하는 것은 국내 첫 시도"라고 말했다.

선박을 운항하고 남은 전기는 별도의 에너지 저장장치에 저장돼 추후 이용되기도 한다.

최초로 수전해시스템을 가동할 때 필요한 전력도 외부에서 별도로 주입할 필요 없이 보트 갑판 위에 태양광 패널을 통해 얻도록 하고 있다.

권 교수는 "맑은 날이면 100W짜리 태양광 패널로 5분만 전력을 모아도 수전해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갑판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차근호 기자 촬영]

이날 시연회에 등장한 워터보트는 세로 3m, 가로 1.5m 크기에 총 중량 100㎏으로 1마력짜리 모터를 부착했다.

현 단계 기술로는 500㎖ 물로 300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데 해당 전력이면 워터 보트를 1시간 조금 넘게 움직일 수 있다.

권 교수는 이날 제자들과 함께 워터 보트를 낙동강에 띄우고 20여분 이상 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낙동강을 횡단해 건너갈 생각이었지만 이날 비가 온 탓에 안전을 위해 강변을 따라 움직이며 시연했다.

권 교수가 수소보트를 시연하는 장면 [차근호 기자 촬영]

권 교수는 "실험실에서 시험할 때보다 훨씬 더 잘 나가고, 최대 시속 8㎞까지는 운행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모터 소음이 없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점차 배의 성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생산효율을 높이는 것.

권 교수는 "300t짜리 어업지도선 정도는 끌 수 있도록 에너지 생산효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2단계에는 300KW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라 큰 배 하나는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단계 개발 때는 지금처럼 생수를 주입하지 않고 강물이나 바닷물을 취수해 사용하는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리모컨으로 배를 조정하고 자동항법 장비를 부착해 스스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권 교수는 "이런 부분은 다른 기술에 비교해 어렵지 않다"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작업이 되면 섬 지역에 에너지자립형 워터 스테이션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시제품 시연하는 권 교수(사진 왼쪽) [차근호 기자 촬영]

권 교수는 워터 보트가 해양조사 분야나 재난 상황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권 교수는 "쓰나미의 경우 한번 밀고 들어오면 1초에 170∼200m의 속도로 들어와 대피할 때 10초 정도의 시간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워터보트가 50㎞ 떨어진 해안에서 계속 움직이면서 이런 상황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알린다면 시민들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기술시연을 지켜본 박용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기술개발의 진행에 따라 지역경제의 혁신성장,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잠수함 관련 국방산업, 무인선박 기술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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