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원전은 르네상스 시대'라는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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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슈나이더 등 세계적인 에너지·핵 정책 전문가 그룹이 작성한 '2018년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가 6일 국내에 소개됐다.
보고서 핵심을 요약하면, 원전산업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쇠락의 기조가 한번도 바뀌지 않았으며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편적인 사례나 수치를 입맛대로 취사선택한, 세계 원전산업의 흐름과는 정면 배치되는 그릇된 주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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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슈나이더 등 세계적인 에너지·핵 정책 전문가 그룹이 작성한 ‘2018년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가 6일 국내에 소개됐다. 보고서 핵심을 요약하면, 원전산업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쇠락의 기조가 한번도 바뀌지 않았으며 그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 ‘세계 원전의 르네상스 시대’라는 국내 원전업계나 일부 전문가 주장과 정반대되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철저히 통계에 기반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연도별로 전세계에 건설 중인 원전 수, 건설 착공 수, 발전량과 발전 비중, 운영 원전 수 등 수치를 종합해 분석의 정확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부분적 통계만 볼 때 일어나는 착시효과를 구체적으로 짚은 대목이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원전산업의 미래를 제대로 전망하려면 연도별 건설 개시 원전 수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건설 개시 원전 수는 1976년 44기(22기는 중단)에서 올해 중반엔 2기까지로 떨어졌다.
원전산업 쇠락의 원인으로는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과 빈번한 건설 지연·중단,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및 폐로 비용 증가 등에 따른 낮은 경제성을 지목했다. 실제로 건설이 오래 지연되면서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이 터키 원전 건설사업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가 그런 예일 것이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원전을 ‘가장 경제성이 큰 에너지원’이라 치켜세우며 “세계는 확대일로를 걷는데 왜 한국만 탈원전으로 가냐”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파편적인 사례나 수치를 입맛대로 취사선택한, 세계 원전산업의 흐름과는 정면 배치되는 그릇된 주장일 뿐이다.
보고서는 다소 오차가 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2063년엔 전세계가 ‘원전 제로(0)’에 이를 거라고 전망한다. 아직 건설 중인 우리의 신고리 5·6호기 수명은 60년이다. 이 보고서에 따른다면, 우리나라 원전의 수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계는 ‘원전 제로’ 시대에 들어서는 셈이다. 그런데도 ‘원전 제로’ 시점조차 못박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두고 “원전산업의 갈라파고스가 되려 한다”고 맹비난하는 건 정치적이고 의도적인 것으로밖엔 달리 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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